‘슈퍼전파자’ 메르스바이러스, 119는 막아냈다

‘슈퍼전파자’ 메르스바이러스, 119는 막아냈다

입력 2015-06-12 10:08
업데이트 2015-06-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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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전파자 14번환자 이송한 119대원들 10일 모두 격리해제지난달 21일부터 보호장구 착용 실천…”선제 대응 안 했다면 지역사회 퍼뜨렸을 수도”

국내 14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인 A(35)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십명에게 병을 옮겨 평택성모병원의 첫 확진자와 함께 ‘슈퍼전파자(Super Spreader)’로 불린다.

삼성서울병원에서 A씨에게 노출돼 감염된 환자는 11일 현재 최소 55명에 이른다. 최근 병세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병원 의사(35번 환자·38)는 응급실 내 다른 환자를 진료하느라 잠시 머무르는 동안에 A씨로부터 메르스에 걸렸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A씨가 증세가 심한 상태여서 바이러스를 다량 뿜어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A씨와 30분 이상 ‘밀접 접촉’을 하고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이들도 있다.

바로 A씨를 남부터미널에서 만나 삼성서울병원까지 이송한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119 대원 3명이다.

이들 3명은 A씨의 확진 판정 후 31일부터 자택에 격리됐다. 이들과 같은 출동차량을 이용하는 야간 교대 대원 3명도 같은 날 함께 자가격리 조처가 내려졌다.

12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A씨와 직간접 접촉한 119 대원 6명 전원은 예정대로 이달 10일 격리에서 풀려났다.

격리 기간 이상 증세를 보인 대원은 한 명도 없었다 .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감염자보다 훨씬 밀접하게 슈퍼전파자와 접촉한 119 대원들이 단 한 명도 감염되지 않은 데 대해 안전처는 “119 서비스가 감염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덕분”이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가 확인된 다음날 곧바로 안전처는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발열증세 등이 있는 의심환자에게 출동할 때에는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는 메르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비등하지 않을 때였다.

이어 28일에도 한 차례 더 같은 내용의 공문이 전국에 뿌려졌다.

개인보호장구 세트는 보호복, N-95 마스크, 장갑, 고글 등으로 구성돼 있어 출동과 환자이송 과정이 불편하지만 지난달 27일 남부터미널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모두 N-95마스크, 고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안전처는 전했다.

평소 출동 때 119 대원들은 일반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다.

다만 당시 14번 환자는 메르스 의심정황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보호복은 입지 않은 상태였다.

안전처의 한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 환자와 수시로 접촉하게 되는 119 대원들이 무방비로 감염자와 밀접 접촉했다면 자칫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킬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감염 가능성이 어느 정도이든 간에 대원들이 확진자와 접촉했을 당시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했기 때문에 119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불안을 차단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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