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SK병원 ‘폐쇄’했지만…당국 우왕좌왕

창원SK병원 ‘폐쇄’했지만…당국 우왕좌왕

입력 2015-06-12 15:10
업데이트 2015-06-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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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학조사반 “외래 진료·응급실 운영 가능”…실제 코호트 격리 5~7층병원측 스스로 휴업 감수 “전 건물 폐쇄”…창원시보건소 “면회 불허”

“입원 환자와 의료진은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무사히 잘 극복해야죠.”

70대 여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5일간 입원한 것으로 드러나 지난 1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임시 폐쇄 조치된 경남 창원SK병원.

입원 환자 38명과 의료진 16명 등 54명은 격리조치란 날벼락을 맞았지만 12일 찾은 병원은 일단 평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남지역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나서 메르스 의심자 신고가 잇따르고 있었지만 이곳 병원 관련자는 현재 한 명도 없다.

병원 측은 “입원 환자·의료진이 병원 내에서 머물러야 하는 점이 다소 불편할 뿐 차분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창원SK병원은 전염병 전파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과 의료진을 함께 외부와 차단시키는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방역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코호트 격리가 발동하면 환자와 의료진은 바이러스 잠복기가 지날 때까지 병원 밖으로 이동이 금지된다.

이곳 병원장도 자진해서 격리 상태에 동참했다.

그런데 환자·의료진은 격리된 상태지만 보호자와 가족들의 면회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다소 어정쩡한 폐쇄 조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애초 이 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 조치는 5~7층까지로 제한됐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해 환자와 의료진을 접촉한 공간이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이 병원 1~4층의 경우 격리 조치 대상지역이 아니라고 정했다.

이 때문에 입원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면회를 놓고 창원시 보건 관계자들 간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다.

현성길 창원시 메르스 테스크포스팀장은 “메르스 증상이 없으면 환자·의료진 등 격리자 외에는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면허를 신청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을 한 뒤 제한적으로 면허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락 창원시 마산보건소장은 “정확하게 코호트 격리 조치가 이뤄진 공간은 5~7층이 맞지만 병원 내 어떤 공간에서도 면회를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일부 환자 보호자·가족 등이 면허를 신청하고 있지만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했다.

지자체 보건 관계자 간 혼선은 보건당국이 자초한 점도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역학조사반은 지난 11일 저녁 창원보건소와 함께 병원 현장 조사를 벌였다.

역학조사반은 코호트 조치가 5~7층으로 제한된 만큼 이 병원에 대해 외래 진료와 응급실 운영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병원 스스로 혹시 있을지 모를 시민 피해를 우려해 병원 운영을 자진해서 일시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보호자는 “걱정이 많이 됐지만 병원 내부는 오히려 평상시와 다름 없이 진료는 물론 식사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예정됐던 인근 초등학교 학생 건강검진도 전면 취소했다.

창원보건소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병원도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어려움을 감수하고 격리 상황을 잘 유지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 자체적으로 필요한 비품, 음식재료 등은 정상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병원 밖에서 지나치게 동요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병원 출입구에서는 이날 창원보건소 방역팀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소독작업에 분주했다.

병원 주 출입구에는 경찰관 2명이 배치돼 출입자들의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하지만 병원 인근 가게 등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영업 피해를 호소했다.

병원 인근 식당 업주는 “어제부터 병원 이름이 알려지면서 인근 가게엔 손님이 완전히 끊겼다”며 “더 길어지면 가게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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