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사고의 역기능…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해결하라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사고의 역기능…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해결하라

입력 2013-01-28 00:00
업데이트 201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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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감정을 사건이나 상황의 결과라고 믿습니다. 그럴듯합니다. 사건이나 상황에 연동해서 감정이라는 정서가 생성된다고 믿는 것은 보편적 경험칙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틀린 믿음입니다. 감정은 사건이나 상황에 의해 생기는 게 아니라 사건이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 해석이 너무 빨리 이뤄져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요. 이를 ‘자동적 사고’라고 말합니다. 풀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한 직장인이 길을 가다가 상사를 보고는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상사는 모른 척 냉랭하게 지나칩니다. 순간, 그 직장인은 생각에 휩싸입니다. ‘밉보였나?’ ‘뭘 잘못했지?’ 하며 속을 태웁니다. 바로 자동적 사고입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다’는 식의 반응이 자동적 사고를 설명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문제는 자동적 사고에 따르는 반응입니다. 자신의 인사를 무시하고 지나친 상사의 태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초조해합니다. 더러는 안절부절못하기도 하고 심하면 우울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를 자동적 사고의 역기능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일인지라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급기야는 ‘내 인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나를 싫어한다는 뜻이야’라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일련의 감정은 특정 상황에서 비롯된 게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사고는 상황에서 비롯됐다기보다 상황에 대한 자의적 해석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옳습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우종민 교수는 이런 역기능적인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제시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문제 상황에 처할 경우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으면 됩니다. ‘내 생각이나 판단이 타당한가’, ‘정말 달리 생각할 여지는 없는가’, ‘이런 생각이 내게 어떤 이득을 주는가’, ‘가족 등 소중한 사람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뭐라고 충고하겠는가’ 이런 간단한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일상이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쉽게 푸는 것도 능력입니다.

jeshim@seoul.co.kr



2013-01-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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