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7% 연고대 46%… 이과생의 ‘문과 점령’ 현실로

서울대 27% 연고대 46%… 이과생의 ‘문과 점령’ 현실로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2-02-15 19:30
업데이트 2022-02-16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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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이과 첫 통합수능 여파
올해 문과 합격선도 예측 어려워

지난해 처음 도입한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 영향으로 2022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자연계 수험생이 인문계 상위권으로 교차 지원해 합격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정시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종로학원이 자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서울 중위권 성적의 자연계 수험생들이 상위권인 연세대, 고려대 인문계 학과들에 교차 지원으로 합격했다. 경희대 물리, 건국대 컴퓨터공학과에 합격한 수험생은 교차 지원으로 연세대 경영학과에 합격하기도 했다. 종로학원 측은 “동국대 자연계에서 고려대 인문계, 서강대 경영학과에 합격하거나 숭실대 자연계에서 연세대 경제학부, 경기대 자연계에서 경희대 무역학과에 합격한 사례들도 조사됐다”고 밝혔다.

입시업체인 진학사가 자사 회원 가운데 서울대에 지원한 자연계 수험생을 분석해 보니 제2외국어와 한문을 응시한 수험생 비율이 28.06%로 전년도 2.2%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 늘었다. 상위권 대학 가운데 정시에서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활용하는 곳은 서울대 인문계가 유일하다. 수능 원서를 접수할 때부터 자연계 학생들이 이미 인문계로 교차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뜻이다. 진학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서울대 인문계 모집단위에 지원한 수험생 가운데 자연계 비율은 2021학년도 0%대였지만, 2022학년도에는 무려 27.04%로 크게 증가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45.90%나 됐다.

교차 지원이 서울대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 점은 이례적이라는 게 입시업체들의 분석이다. 서울대가 지난해 통합수능에 맞춰 제2외국어·한문 응시라는 제한책을 뒀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에 그친 셈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학생들이 수학에서 고득점을 받으면서 인문계 교차 지원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상위권 대학 인문계에 합격한 자연계 학생들이 올해 대학 재학 중 다시 정시에 도전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올해에도 문과 학생들의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차 지원을 고려한다면 불이익이 있는지도 잘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3학년도에는 서울대가 교과평가를 반영하면서 자연계 학생이 인문계에 지원할 때 교과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을 가능성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2022-0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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