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경보 오전 8시 55분… 재난문자 안보내
경보 24분 지나 ‘울릉군 알리미’앱에 안내
문의 폭주하자 오전 9시 43분 안내 방송
주민 “주민 화 입고 난뒤 방송한 꼴” 비판
울릉군이 주민대피 명령이 해제된 2일 오전 9시 19분에 ‘울릉군 알리미’앱에 등록한 공습경보 안내 메시지. ‘울릉군 알리미’앱 캡처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공습경보 사이렌이 군 전역에 울린 시간은 오전 8시 55분쯤이다. 군 내부 전산시스템을 통해 즉시 발송된 “공습경보 발령. 전 직원 지하 대피. 실제상황. 즉시 대피 바람”이라는 메시지를 받은 군청 일부 직원들은 지하로 대피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모른 채 일상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릉 주민 A씨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이 공습경보를 인지하지 못했고, 같은 시간 학교도 정상수업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발송한 재난문자를 확인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도 울릉군의 재난문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군은 긴급재난문자을 발송하지 않았지만, 상위기관인 경북도에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고 보고했다.
군이 ‘울릉군 알리미’ 앱을 통해 공습경보 사실을 주민에게 알린 건 공습경보가 울린 오전 8시 55분보다 24분, 주민대피 명령이 해제된 오전 9시 8분보다 11분이나 늦은 오전 9시 19분이었다.
군은 이 앱에 “8:55경 북한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발사 울릉군 지역에 공습경보 발령. 주민은 지하시설 등으로 대피하길 바란다”는 내용을 등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주민에게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군청으로 문의 전화가 폭주하자 군은 상황이 종료된 오전 9시 43분 뒤늦게 대피를 안내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주민 B씨는 “실제 상황이었다면 북한 미사일로 주민이 모두 사망한 뒤 피하라고 한 꼴이다. 공무원은 대피하고 주민들은 화를 입어도 되나”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군 재난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공습경보로 포항에서 울릉 도동항으로 가려던 썬라이즈호는 약 20분 지연 출발했고,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배들은 긴급 회항했다가 다시 정상 운행했다.
울릉 김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