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연설문 개입…“대통령, 崔 의견 반영하라 해”

최순실의 연설문 개입…“대통령, 崔 의견 반영하라 해”

입력 2017-01-19 15:28
업데이트 2017-01-19 15:2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정호성 증언…“일일이 다 고치기 힘들어 의견 들어”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연설문이나 청와대 비서관 회의 말씀자료 등 작성 과정에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개입한 정황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1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때부터 최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연설문 등 작성 과정을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의 말을 종합하면 최씨는 연설문 등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해 반영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은 “취임 후 초반에는 공식 라인, 각 수석실에서 자료가 올라오면 연설기록비서관실에 보내고 그걸 다듬어서 대통령에게 올려드렸다”고 말해 초안 작성 과정에는 공식적인 라인을 거쳤음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렇게 올라온 초안을 보고 일일이 직접 고치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힘들어서 최씨의 조언을 구했다는게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이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이 엄청 바쁜데 연설문을 고치다 보면 힘들고 해서 저에게 많은 말씀을 하신다”며 “최순실 씨 의견을 들어서 (그 내용을) 반영하라는 말씀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쳐 최씨가 전달한 의견을 다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간단하게 전화로 자기 의견을 얘기하기도 하고 조금 수정해서 보내오기도 했다”며 “잘 고쳤다 생각되는 부분은 반영하고 조금 아니다 싶은건 ‘킬’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정책적으로 뭘 판단해서 고치고 할 능력은 전혀 안된다”며 “말씀자료의 수준이 높아서 최씨가 ‘이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그 내용을 쉽게 고치는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대통령의 말씀자료 등이 사전에 최씨에게 유출되는 게 대통령 뜻이었나’라는 국회측 대변인의 물음에 정 전 비서관은 “최씨가 이 자료들을 다 본 것은 아니다”라며 “그게 특별히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