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첫 공판서 불면증 호소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현아(41) 대한항공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1일 오후 3시30분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불면증 등 심리적 불안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30일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등 혐의로 구속된 후 이날까지 만 석 달가량을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냈다.

전 국민적 관심을 모은 사건인 터라 구치소 내에서 조 전 부사장은 일거수 일투족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구치소 측도 재벌가 인사에 대한 특혜 논란 등을 우려해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차별 없는 처우”를 강조하며 특혜 시비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

수감자 4명이 함께 사용하는 혼거실에 수용된 조 전 부사장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여서 그동안 노역 없이 다른 수감자들과 시간을 보냈다.

조 전 부사장은 1심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수감자들과) 식사를 양껏 나눠 먹는다”며 “근심으로 말수가 적어지자 12살 많은 입소자 언니가 특식을 만들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수감 한 달여를 넘긴 지난 2월 초 한 차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하루에 세 번꼴로 변호인 접견을 하면서 접견실을 ‘독점’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당시 재판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변호인단은 1심 선고 뒤에는 2∼3일에 한 번꼴로 조 전 부사장을 접견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심리 상태는 실형을 선고받은 뒤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생각하는 이상의 큰 충격을 받았지만 자기 스스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 측은 “돌을 넘긴 쌍둥이 아들을 그리워한다”며 “구치소에 아이들을 데려갈 수 없어 조 전 사장은 구속 뒤 두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