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간 다섯번 발생한 AI, 원인은 아직도 ‘추정’

10여년간 다섯번 발생한 AI, 원인은 아직도 ‘추정’

입력 2014-01-27 00:00
업데이트 2014-01-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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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철새 주범 지목…”근거 희박” 반박 잇따라”보균오리 닭과 함께 사육해 2∼3년내 파악 가능”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발생 때마다 원인은 ‘추정’ 수준에 그쳐 관련 연구를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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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양계농장에서 대전시 방역차량이 소독약품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양계농장에서 대전시 방역차량이 소독약품을 뿌리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것은 2003년 12월로 당시 102일간 10개 시·군에서 19건이 발생했다.

AI는 2006년 11월부터 104일간 5개 시·군에서 7건, 2008년 4월부터 42일간 19개 시·군에서 33건, 2010년 12월 29일부터 139일간 25개 시·군에서 53건이 각각 발생했다.

다섯 번째인 올해도 전북, 경기, 충남, 전남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매번 원인은 야생조류로 추정됐다. 감염된 철새들이 국내로 들어와 배설물이나 상호 접촉을 통해 AI를 퍼뜨린다는 것이다.

야생조류와 피해 농장 닭·오리의 바이러스에서 같은 그룹의 유전자가 분리됐고 철새 도래지 주변 농장에서 일부 피해가 발생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2~3년 주기로 AI가 발생하는 것도 철새를 통한 유입설을 뒷받침한다.

AI 발생 후 철새들에게 특정 혈청형에 대한 항체가 생겨 발생하지 않지만 그 다음 해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곤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가능성에 근거한 추론일 뿐 AI 원인이 확실하게 검증된 사례는 없다.

농림축산 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AI의 원인은 국제적으로도 명확하지 않다”며 “바이러스의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고 유전자 연계 서열 분석 등도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사이 조류 보호·환경 단체 등 관계자들은 “철새를 주범으로 지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닭·오리 농장으로부터 흘러나온 분뇨 등으로부터 철새들이 감염됐다거나 밀식사육, 비위생적 환경 등이 근원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I 발생 때마다 원인을 두고 논란이 반복되는 동안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그 피해도 커지고 있어 원인 규명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인 규명은 방역대책 수립과 재발방지에 가장 필수적인 전제로 꼽힌다.

이두표 호남대 생물학과 교수는 “보균 오리를 닭 등과 함께 사육해보면 분비물 또는 공기 등 어떤 경로로 바이러스가 옮겨지는지, 철새가 아닌 오리 등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지, 철새가 보균했더라도 옮기지는 않는지 등을 2~3년 안에 밝힐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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