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랑하는 남녘 동포’ 김정은 발언에 “남북관계 복원 메시지 주목”(종합)

靑, ‘사랑하는 남녘 동포’ 김정은 발언에 “남북관계 복원 메시지 주목”(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0-11 17:55
업데이트 2020-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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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NSC 긴급 상임위 개최… 김정은 열병식 연설 분석

“전쟁방지 남북합의 지켜져야”
北 신형ICBM·SLBM 무기 등장에는
“우리 방어능력 점검”… 우려 표현 안 해
송영길 “긍정 평가… 결국 종전선언이 답”
美 “김정은, 북핵·탄도미사일 유지 실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서울신문
청와대가 11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 보건 의료를 극복하고 두 손을 마주 잡자’고 발언한 것과 관련,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며 관계 부처들과 입장을 조율해나가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와대는 다만 서해상 피살 공무원 사건에 대한 언급 없이 북한이 열병식에서 전략무기를 공개하며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데 대해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복원 北입장 주목,
관계부처와 조율해 대처할 것”

청와대는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 내용 등을 분석한 뒤 이러한 입장을 내놓았다.

NSC 상임위원들은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 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남북 협력을 제안하고 한반도 종전선언 카드를 꺼내든 만큼 북측의 호응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을 통해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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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2020. 10.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2020. 10. 8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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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7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10.7 뉴스1
통일부 “南국민 위로, 인도·보건 협력 기대”
외교부 “文 종전선언에 북측 호응 기대”

통일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들도 김 위원장의 연설에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며 인도·보건의료 협력 재개 등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자고 입을 모았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루어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 역시 입장문에서 “이번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계기에 북한이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 복원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 주목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개최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개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2020.10.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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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근(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11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 관련 정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유근(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이 11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 관련 정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NSC, 북 전략무기에 우려 표명 안 해
미 행정부 “북핵·탄도미사일 우선 실망”

NSC 상임위원들은 이와 함께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하고 김 위원장이 ‘전쟁억제력 강화’를 언급한 점 등에 대해 새로운 무기체계들을 분석하겠다면서도 직접적인 우려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NSC 상임위원들은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을 계속 분석하고, 이에 대비한 우리의 방어 능력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는데, 코로나 이후 남북협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발언”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의지, 선제적 무력사용을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더해 종전선언을 위한 미국 정치권 움직임도 고무적”이라면서 “결국 종전선언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북한이 개최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과 관련한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거론하며 “북한이 금지된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것을 보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며 북한에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의지도 동시에 드러냈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10장 정도 실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신형 ICBM은 기존 화성-15형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졌다. 바퀴 22개가 달린 이동식발사대(TEL)가 신형 ICBM을 싣고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위 사진을 포함해 신형 ICBM 사진을 10장 정도 실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2017년 11월 발사했던 ICBM인 화성-15형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 열병식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2017년 11월 발사했던 ICBM인 화성-15형도 등장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연합뉴스


北 열병식서 신형ICBM·SLBM 공개
김정은 “자위 수단으로 전쟁억제력 강화”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북한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한 열병식에는 마지막 순서로 11축 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신형 ICBM이 등장했다. TEL의 바퀴 수만 보더라도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ICBM 화성-15형(9축 18륜)보다 미사일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공개했다. 북한 중앙TV에 나온 신형 SLBM 동체에 ‘북극성-4’란 글씨가 선명하게 찍혔다. 최초 SLBM인 북극성-1형이나 지난해 발사한 북극성-3형보다 직경이 약간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이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3000t급 잠수함이나 4000∼5000t급 잠수함 탑재용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외부 위협에 맞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적대 세력들의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위적 정당 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남북 정상은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합의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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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전달할 공정한 조사 촉구 요청서를 들고 있다. 2020.10.6  연합뉴스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전달할 공정한 조사 촉구 요청서를 들고 있다. 2020.10.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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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과 시신 훼손 장면 녹화파일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2020.10.6 뉴스1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북한군 대화 감청 녹음파일과 시신 훼손 장면 녹화파일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발언하고 있다. 20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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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2020.9.25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공무원 A(47)씨의 친형이 24일 동생이 남겨두고 간 공무원증 등을 근거로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A씨의 공무원증. 2020.9.25
실종된 공무원 형 이모씨 제공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 공동조사에
북측의 전향적 호응도 촉구

김정은 피살 공무원 사건 언급 일절 없어

또한 NSC 상임위원들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이 조기에 규명될 수 있도록 남측의 제안에 북측이 전향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남북 공동조사 및 군 통신선 복구 등을 요청한 상태다.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은 지난달 22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사건으로, 정부는 사망한 공무원의 시신을 찾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북한에 공동조사를 제안한 상태지만 북한은 보름 넘게 답변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서해상에서 피살된 해수부 공무원에 대한 공동조사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앞서 북한 통일전선부를 통해 보내 온 통지문에서 공무원이 피살된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공무원을 총살한 것은 맞으나 부유물에 시신은 없었다며 국방부가 밝힌 ‘기름을 부어 시신을 불태웠다’는 시신 훼손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날 회의에는 서 안보실장 외에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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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를 쏘아올리며 당 창건일 75주년 자축하는 北
포를 쏘아올리며 당 창건일 75주년 자축하는 北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인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이례적으로 어두운 밤에 열려, 폭죽과 포 등 화려한 불빛들이 사용돼 주목 받았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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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서 신형 무기 대거 공개
북한,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서 신형 무기 대거 공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 소식을 1~11면에 걸쳐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게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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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선언]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
[평양공동선언] 평양공동선언 발표 후 악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9.19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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