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첫 협상… 푸틴, 핵위협 수위 더 높였다

러·우크라 첫 협상… 푸틴, 핵위협 수위 더 높였다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3-01 02:14
수정 2022-03-0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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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만에 종료… 2차 협상 예정

양국 즉각 협상 결렬은 피한 듯
러 대표 “합의 기대할 사안 찾아”
친러 벨라루스, 비핵국 포기 개헌
韓외교부, 스위프트 러 배제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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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벨라루스 고멜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열린 양국 협상에서 대표단이 굳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 있다. 러시아 대표단인 레오니트 슬루츠키(왼쪽부터) 연방하원 의원,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고문,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부 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부 차관과 대조적으로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 측의 다비드 아라카미아(오른쪽) 국회의원은 야구모자를 쓰고 있다. 고멜 로이터 연합뉴스
28일 벨라루스 고멜 지역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열린 양국 협상에서 대표단이 굳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 있다. 러시아 대표단인 레오니트 슬루츠키(왼쪽부터) 연방하원 의원,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고문,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부 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부 차관과 대조적으로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 측의 다비드 아라카미아(오른쪽) 국회의원은 야구모자를 쓰고 있다.
고멜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의 전례 없는 경제 제재에 ‘핵무기 옵션’을 언급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까지 배치할 전망이다.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포진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핵전선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벨라루스가 국민투표에서 비핵국 지위를 포기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벨라루스는 1991년 소련 해체 후 1996년 자국에 남아 있던 핵무기를 모두 반출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 핵무기를 다시 반입하고 러시아군이 영구 주둔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적극 협력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푸틴의 최측근이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모두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어서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판매할 경우 조약 위반이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 항전, 국제사회의 지원 등으로 전세가 불리하고 서방의 제재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어 핵카드 위협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핵전력 운용부대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한 데 이어 이날 전략로켓군 등 핵전력 담당 3개 부대에 전투임무 태세 돌입을 지시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 고멜주에서 침공 이후 처음으로 5시간 동안 회담을 가졌다. 구체적 회담 결과에 대해선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음 회담 일정이 잡힌 점으로 볼 때 최소한 파탄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대표단장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우리가 합의를 기대할 수 있는 사안들을 찾았다”며 “다음 회담이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과 철군을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4~27일 나흘간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이 100명 넘게 사망했다.

침공 닷새째인 이날도 우크라 영토 곳곳에서 교전이 이뤄졌으나 수도 키예프는 함락되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키예프 방어를 책임지는 지휘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밤사이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수도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은행의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 배제 등 서방의 금융 제재 강화 여파로 루블화가 급락했다. 러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9.5%에서 20%로 두 배 이상 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신속하게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는 우리도 스위프트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데 동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량살상무기 관련 전략물자 수출을 차단하고 반도체·컴퓨터 등 비전략물자 57개 품목의 수출 통제도 관계 부처와 검토할 예정이다.
2022-03-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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