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신기록 행진에 “호르몬 기준 강화”한 수영협회

‘남→여’ 성전환 美수영선수 신기록 행진에 “호르몬 기준 강화”한 수영협회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2-03 16:31
업데이트 2022-02-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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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2022.02.03 AP 연합뉴스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2022.02.03 AP 연합뉴스
미국 수영협회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수영선수의 경기 출전 자격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성전환 후 여성팀으로 옮긴 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가 대학 수영팀 신기록을 세워 공정성 논란이 일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수영협회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호르몬 수치 등의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협회가 이날 발표한 정책 방안에 따르면,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선수의 경우 우선 경기에 참여하기 전 36개월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리터(L)당 5나노몰(nM)을 넘지 않아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이다.

또한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것이 다른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여성과의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해당 선수가 두 가지 증거를 제시하면 의료인으로 구성된 3명의 패널이 이를 검토한다.

미 수영협회가 새롭게 제시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출전 자격 규정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기준보다도 엄격한 수준이다. IOC는 최소 12개월 동안 토스토스테론 혈중 농도를 리터(L)당 10나노몰(nM) 미만으로 유지한 경우에 한해 성전환 여자 선수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미국 수영협회는 새 규정이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미 수영협회는 성명을 통해 “협회는 시스젠더(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와 트렌스젠더 모두 스포츠에 참여할 권리를 옹호한다”며 “동시에 엘리트 선수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적합한 기준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동료들과 이야기 중인 리아 토마스. 2022.02.03 AP 연합뉴스
동료들과 이야기 중인 리아 토마스. 2022.02.03 AP 연합뉴스
수영협회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논란이 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22)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생물학적 남성이었던 토마스는 3개 시즌 동안 남성 수영 선수로 활동했지만 뛰어난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호르몬 주사를 맞고 성전환 선언 이후 여성팀으로 옮긴 토마스는 지난해 11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관하는 수영경기 중 여성 200미터, 500미터 자유형 종목에 출전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토마스가 신기록을 쓰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성과 경쟁하는 것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미국 수영협회의 규정 강화 소식에 1984년 LA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낸시 혹스헤드-마커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기준으로 생물학적 여성의 권익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수영협회에 감사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성소수자 옹호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육상선수 출신 조안나 하퍼는 “국내 스포츠 단체든 국제 조직이든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에게 24개월 이상 호르몬 치료나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토머스의 경우 미국 수영협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규칙의 적용을 받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NBC 방송은 덧붙였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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