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백발의 노인 여성이 민간인을 위한 기초 전투 훈련에 참가해 교관의 지도 아래 소총 조작법을 배우고 있다. 마리우풀 AP 연합뉴스
대통령 “24시간 내에 귀국하라”
79세 할머니 “총 쏠 준비 돼 있다”
팔순 할머니도, 어린아이도 총을 들었다.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면서 현지 주민들은 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치인과 부호들은 줄지어 해외로 탈출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태우고 키예프에서 출발한 전세기 수는 최소 20대에 달했다.
여기엔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정당 인생을위한야권연단(OPZZh)의 부대표 이고어 아브라모비치도 포함됐다.
그는 전세기를 빌려 당원과 그 가족 50여명을 태우고 오스트리아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탈출 행렬은 약 2주 동안 두드러졌다.
실탄 만지는 우크라 아이
우크라이나의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마리우폴에서 한 소년이 소총 탄창에서 실탄을 제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민간인에 대한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할 가능성이 있는 날로 지목한 16일을 ‘단결의 날’로 선포하고 해외로 떠난 정치인과 기업가들에게 귀국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연설에서 “그들은 16일이 (러시아가) 공격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며 “우리는 이날을 단결의 날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군사작전이 시작되는 날짜를 또 하나 지목해 우리를 겁주려 한다”며 “그날 우리는 국기를 달고, 노랑·파랑 깃발을 몸에 두르고, 국가를 부르며 전 세계에 우리의 단결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16일 모든 마을과 도시에 국기를 게양하고 오전 10시 전 국민이 국가를 제창하라는 명령과 함께 군인과 국경수비대원의 임금을 인상 방침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최근 우크라이나를 떠난 정부 관리들과 정치인, 기업가들은 24시간 안에 귀국해 국민과의 단결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부인과 가족은 조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산하 아조프 부대가 주관한 민간인을 위한 기초 전투 훈련에 참가해 소총을 겨누고 있다. 마리우풀 AP 연합뉴스
현지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직접 총을 들고 민방위 전투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에서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 전투 훈련이 열렸다.
고령의 할머니도 이날 민간 전투 프로그램에 등록했다고 영국 ITV뉴스가 전했다.
할머니는 “난 총을 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집과 도시,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현지 주민은 “아들이 모든 일을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기 조립·해체, 탄약 장전, 사격 훈련 등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14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항구도시 스플리트에 정박한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 갑판에 전투기들이 배치돼 있다.
AFP 연합뉴스
AFP 연합뉴스
약 3만명의 러시아군 병력과 벨라루스군 병력 대부분이 참여했으며 Su25 및 Su35 전투기, S400 지대공미사일, 전자 교란 시스템,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 등 최첨단 군사 장비가 동원됐다.
김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