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증권 업계 1위로 등극…증권업계 판도 역전

NH농협증권 업계 1위로 등극…증권업계 판도 역전

입력 2013-12-25 00:00
업데이트 2013-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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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증권업계의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NH농협금융 계열사인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통합되면 독보적인 1위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어서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4천729억원으로 대우증권(3조9천612억원)에 이어 2위다.

더불어 삼성증권(3조2천872억원), 한국투자증권(3조566억원), 현대증권(3조230억원) 등 5곳이 투자은행(IB)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요건을 갖춘 ‘빅5’를 형성하고 있다.

NH농협증권의 자기자본은 8천782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과 합하면 모두 4조3천511억원에 달해 대우증권을 단숨에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번 입찰에 참여했던 KB금융지주의 KB투자증권 역시 자기자본이 5천548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과 합하면 4조277억원으로 역시 1위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임직원 수를 보면 우리투자증권은 2천998명으로 대우증권(3천110명)보다 112명 적은 2위다. NH농협증권이 946명이어서 우리투자증권과 합하면 3천944명으로 4천명에 육박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을 가져가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이 넘어 업계 1등이 되고, 우리투자증권으로서는 주인이 바뀌지만 안정적인 대주주를 얻는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이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지점이 31곳인 NH농협증권은 아직 해외 채널이 없지만,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곧바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9월 말 기준으로 국내지점이 108곳에 달하고 외국에 사무소와 현지법인을 10곳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도 당분간 독립적인 경영 상태를 보장하다가 점진적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가 굿모닝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나 우리금융지주가 과거 LG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도 비슷한 순서를 밟았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과 지점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어 한동안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업계에선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상당히 강한 편으로 알려져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경영 효율화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작업의 일단락은 증권업계 인수합병(M&A)의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동양증권, 현대증권, 대우증권 등 매물로 나왔거나 앞으로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대형 증권사의 M&A도 급물살을 탈 수 있어서다.

이번에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실패한 KB금융지주만 하더라도 포트폴리오 강화 측면에서 대형 증권사 인수에 다시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가 앞으로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구조조정을 유도할 계획이어서 업계 판도를 바꿀 M&A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M&A로 자기자본이 5천억원 이상 증가하는 증권사는 투자은행 지정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을 ‘3조원 이상’에서 ‘2조5천억원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 경우 신한금융투자(2조2천억원), 미래에셋증권(2조1천억원), 대신증권(1조6천억원), 하나대투증권(1조6천억원), 동양증권(1조1천억원) 등 자기자본이 1조원이 넘는 증권사들의 M&A가 성사되면 IB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 주목된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특화된 증권사를 신설하거나 분사(Spin-off)하는 것에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중소형 증권사가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와 기업금융 전문 증권사를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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