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패닉] 금융시스템 위기가 실물경제로 ‘불똥’… 실물경제 회복돼 비상조치 회수 과정

[세계 금융시장 패닉] 금융시스템 위기가 실물경제로 ‘불똥’… 실물경제 회복돼 비상조치 회수 과정

입력 2013-06-22 00:00
업데이트 2013-06-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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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금융시장 불안과 차이점

‘버냉키 쇼크’로 이틀째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지만 지금 양상은 과거 위기와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08년은 금융 시스템의 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졌지만 이번에는 실물경제가 회복돼 비상조치들을 거둬들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병상에 누워 있던 ‘환자’(세계 경제)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 위해 ‘영양제’(자금) 호스를 떼는 조치에 뒤따르는 ‘성장통’인 셈이다.

2008년 9월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상품 부실에 따른 결과였다. ‘신앙’처럼 떠받들어졌던 월스트리트의 ‘최첨단’ 금융상품들은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 이윽고 전 세계 금융시장은 아사 직전까지 몰렸다.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도 1년 만에 2000선에서 930선으로 반 토막 났다. 원·달러 환율은 900원 내외에서 1500원 가까이 치솟았다.

금융 부실은 실물 경기 침체로 전염됐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8년 2.3%에서 2009년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한 0.3%까지 추락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3.2%에서 -0.8%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지난 19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올해 말부터 양적완화 속도를 완화한다’고 말한 전제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에 미국 정부의 자금회수 ‘공포감’으로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지만 ‘세계 경제가 2년 넘게 떠돌던 불황의 터널에서 조만간 빠져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의 체력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보다 나아진 만큼 최근의 혼란이 실물 경기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상수지는 2008년 3분기 39억 8000만 달러 적자였지만 2012년 2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다. 위기 당시인 2008년 9월 2396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3281억 달러로 늘어났다.

“연준이 배를 버리려는 것은 아니고 부두에 배를 대려고 준비하는 것”(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앤드 컴퍼니 이코노미스트)이라거나 “한국은 경상·재정수지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출구전략으로 인한 ‘시스템 위험’은 적은 편”(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혼란은 버냉키의 발언에 따른 단기 조정”이라면서 “우리는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기초 체력이 튼튼해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자금이 더 몰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기가 회복된) 미국 등에 대한 수출 증가에 따라 우리 경제도 침체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3-06-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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