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0③ ]B조 상대팀 아킬레스건

[월드컵 D-10③ ]B조 상대팀 아킬레스건

입력 2010-05-30 00:00
업데이트 2010-05-30 11:1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32개 참가국은 본선 개막일에 맞춰 전력을 100%로 끌어올리려고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고,한 편에서는 상대국에 대한 정보 수집 및 분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은 그리스와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등과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어느 한 팀 만만한 상대는 없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교하면 그나마 무난한 조 편성이라 할 만하다.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바라볼 기회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하면서 단점을 찾아 파고들어야 한다.

 대회는 아직 막을 올리지 않았지만,정보전은 벌써 물밑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상대국의 아킬레스건을 살펴본다.

 ◇그리스= 양날의 칼 ‘장신수비’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인 그리스는 ‘질식수비’로 유명하다.스리백으로 수비벽을 두텁게 쌓고 나서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하지만 반드시 꺾어야 할 팀을 상대로는 공격적인 포백 수비진영을 가동한다.

 남아공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그랬고,지난 26일 오스트리아 알타흐에서 치른 북한과 친선경기에서도 포백을 가동했다.이는 한국과 본선 첫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체격이 좋다.특히 수비진에 장신 선수가 많다.

 북한과 친선 경기 때 포백수비는 좌·우 풀백에 니콜라오스 스피로풀로스와 루카스 빈트라,중앙수비수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와 반겔리스 모라스로 꾸려졌다.

 중앙수비수 모라스는 196㎝,키르기아코스는 193㎝다.후반전에 들어간 아브람 파파도풀로스는 186㎝다.빈트라는 184㎝이고 주전 오른쪽 풀백인 게오르기오스 세이타리디스도 185㎝다.

 왼쪽 풀백 니콜라오스 스피로풀로스(172㎝)가 평균 신장을 깎아 먹을 뿐 나머지는 장대들이다.

 그리스 수비진의 제공권 장악은 확실했다.속도나 방향 등에서 어설픈 크로스는 번번이 이들의 머리에 걸렸다.게다가 공격에서도 이들은 위협적 옵션이다.

 공격력 향상이 늘 과제인 그리스는 역습과 세트피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그나마 세트피스에서 장신 수비수들이 힘을 보태면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리스의 세트피스는 경기를 직접 관전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나 비디오를 본 태극전사들 모두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일을 모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북한과 경기에서 나온 그리스의 두 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결정됐다.그리스의 장신 수비들은 코너킥이나 프리킥 시 상대 수비진영 깊이 들어가 직접 해결하거나 동료에게 공을 떨어뜨려 더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장신 수비수들은 그리스의 강점이자 약점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민첩성이나 스피드가 떨어져 북한과 경기에서도 정대세,홍영조,문인국 등 빠른 공격수들에게 쉽게 득점 기회를 내줬다.아직 조직력이 덜 다듬어진 상황이라 제대로 된 평가는 이르지만 짧고 빠른 패스 연결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북한 공격수들에게 그리스 수비벽은 속수무책이었다.

 그리스와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북한 스트라이커 정대세도 “그리스 수비들이 느리다.이청용과 이근호,박지성 등 빠른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 한국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이 올 때 동료에게 주고 나가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아르헨티나= 마라도나,서 말 구슬을 보배로 꿰낼까아르헨티나는 역대 대회에서 두 차례(1978년,1986년)나 정상을 밟았고,올해 남아공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참가국 감독 모두 부러워할 만큼 화려한 선수들로 꾸려졌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곤살로 이과인,카를로스 테베스,디에고 밀리토,세르히오 아게로 등 유럽 빅리그를 호령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은 아르헨티나의 자랑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도 걱정은 있다.

 우선 마라도나 감독의 들쭉날쭉한 팀 운영 능력이다.감독은 상대의 전력을 분석하는 능력 못지않게 팀을 경영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그런 면에서 마라도나는 선수로서는 뛰어났을지 모르지만,지도자로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르헨티나는 남아공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탈락할 위기까지 처했다가 겨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라도나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나서 100명이 넘는 선수들을 불러다 테스트를 했고,남아공 월드컵 예선 18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50명이나 한 경기 이상 뛰다 보니 팀 전력이 늘 불안정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는 펄펄 나는 메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난에서부터 심지어는 ‘전술이 없다’는 혹평까지 감내해 왔다.

 마라도나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지난 3월 독일과 원정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기며 남아공 월드컵 우승 후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나서 수그러들었지만,언제 어디서 다시 불쑥 터져 나올지 모른다.

 수비 조직력도 아르헨티나로서는 불안 요소이다.

 월드컵 예선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아르헨티나의 포백 수비는 좌·우 풀백에 가브리엘 에인세와 니콜라스 오타멘디,중앙수비에 월터 사무엘과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주전 자리를 굳히면서 불안감은 다소 줄어들었지만,아직 완성도는 떨어진다.

 베테랑 사무엘이 복귀했지만 하향세가 두드러진 에인세와 큰 무대에서 검증받지 못한 오타멘디,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진했던 데미첼리스 등이 얼마나 빠르게 조직력을 완성해나갈 지가 관건이다.

 ◇나이지리아= 이방인 감독도 실망한 어수선한 분위기16강 진출 여부를 가를 조별리그 3차전 상대 나이지리아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출중한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 뛰는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다.선수들이 아프리카축구 특유의 유연성에 ‘유럽의 체격’과 ‘남미의 개인기’를 두루 겸비해 껄끄러운 상대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본선 준비는 엉망이다.

 마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한국의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였던 토고를 보는 듯하다.

 올 1월 앙골라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3위를 차지하자 나이지리아축구협회는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세이부 아모두 감독을 경질하고,지난 2월 스웨덴 출신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라예르베크 감독은 나이지리아축구협회와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아 한숨이 늘고 있다.

 라예르베크 감독은 지난달 44명의 예비명단을 발표하면서 국외파 선수들과 영국에서 예비캠프를 차리고 상견례 자리를 갖고 싶어했지만,소속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라예르베크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자료 영상으로만 보고 30명의 예비 엔트리를 뽑았고,나이지리아 언론으로부터 대표 선발 과정을 놓고 혹평을 들어야만 했다.

 나이지리아 언론에 따르면 라예르베크 감독은 지난 26일 치러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기고 나서는 팀이 보여준 경기력에 화를 내고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한다.“굉장히 힘든 일을 맡았다”고 토로했을 정도라 한다.

 나이지리아축구협회는 무려 다섯 차례나 경기장을 바꾸는 등 촌극을 벌이다 결국 오는 31일 오전 영국 밀톤 케인즈 스타디움에서 콜롬비아와 친선경기를 치르기로 확정하며 무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나이지리아로서는 선수들의 빼어난 기량을 조직력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급선무인데,라예르베크 감독으로서는 그럴 만한 시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