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전염병 역습… 인간 스스로 불러온 재앙

되풀이되는 전염병 역습… 인간 스스로 불러온 재앙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5-09 00:08
업데이트 2024-05-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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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반응 연구 3000여건 분석
질병 전파 원인 ‘인간 활동’ 지적
생물 다양성 손실 때 857% 증가
화학 오염·기후 변화 등 뒤 이어
“온실가스 감축 등 생태계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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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손실, 기후 변화, 화학 오염, 외래종 유입 등 인간 활동의 결과로 전염병 전파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생물다양성 손실, 기후 변화, 화학 오염, 외래종 유입 등 인간 활동의 결과로 전염병 전파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초 ‘전 세계 대유행을 일으킬 8가지 질병’을 발표했다. 에볼라바이러스, 지카바이러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함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질병 X’(disease X)가 포함됐다. 한때 3년 가까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코로나19가 질병 X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WHO는 코로나19 이후 나올 대유행 병 중 하나로 여전히 질병 X를 포함했다. 질병 X는 바이러스성 질환과 세균성 질환을 모두 포함하고 어떤 방식으로 시작될지 모르는 미지의 감염병이다.

과학자들은 지금처럼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돼 온난화가 가속될 경우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진 감염병들을 다시 불러내고 감염병 독성도 더 세게 만들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을 했다. 더군다나 현재 인간의 모든 파괴적 활동이 감염병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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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오염은 전염병 발생을 393% 증가시킨다는 것이 확인됐다. 사이언스  제공
화학 오염은 전염병 발생을 393% 증가시킨다는 것이 확인됐다.
사이언스 제공
미국 노터데임대 생명과학과, 환경변화연구센터, 국제보건연구소, 에머리대 생물학과, 예일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오리건 주립대 식물·식물병리학과, 코네티컷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공동 연구팀은 생물다양성 손실, 기후변화, 화학 오염, 외래종 유입 등 인간이 유발한 많은 활동이 전염병 전파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 5월 9일자에 실렸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가 인수공통감염병 증가를 촉발하고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연구들은 꾸준히 나왔다. 2022년 미 하와이대, 위스콘신 메디슨대, 스웨덴 예테보리대 공동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홍수, 가뭄 등 극한 기상을 일상화시키고 사라진 전염병을 불러내고 동물이 주로 걸리던 감염병이 인간을 공격하는 사례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간은 사회경제적, 환경적, 생태학적 요인을 변화시켜 신종 전염병 증가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 위험은 여러 요인에 의해 변하는 만큼 질병 위험을 가장 크게 늘리는 동인들은 여전히 불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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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인수공통감염병 증가를 촉발하고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NASA  제공
기후 변화가 인수공통감염병 증가를 촉발하고 신변종 감염병에 대한 인류의 취약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연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NASA 제공
연구팀은 동식물과 인간 숙주를 포함한 1797개의 숙주·기생충 조합이 지구 환경 변화 동인에 대해 보이는 감염병 반응을 연구한 기존 자료 약 3000건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인간의 활동이 전염병 확산의 근본적 원인이며 그중 생물다양성 손실, 화학적 오염, 기후변화, 외래종 유입이 질병 전파의 핵심 동인으로 밝혀졌다. 생물다양성 손실은 전염병 발생을 857% 증가시키며 화학 오염, 기후변화, 외래종 유입은 각각 393%, 111%, 65%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외로 도시화는 질병 전파의 감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질 및 위생 개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병원균과 비인간 숙주의 서식지 축소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이는 인간 감염병뿐 아니라 동물 전염병에도 똑같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제이슨 로어 노터데임대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생태계 건강을 관리하고 생물다양성 손실을 방지함으로써 건강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과 함께 식물, 동물, 인간 질병 감염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
2024-05-0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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