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마을 ‘민주인권마을’로

주남마을 ‘민주인권마을’로

입력 2010-05-18 00:00
업데이트 2010-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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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23일 오후 2시쯤 광주 동구 월남동 주남마을 앞길을 달리던 소형 버스 한 대가 집중 사격을 받았다. 마을 뒷산 능선에 매복해 있던 계엄군이 정지 신호를 보냈으나 운전자가 이를 무시하고 줄곧 전남 화순 방향으로 달리자 일제 사격이 가해졌다.

버스엔 모두 18명이 타고 있었고 여고생이던 홍금숙씨를 제외한 17명이 현장에서 사살됐다. 다음달인 6월 주민의 제보로 시체 2구가 마을 뒷산에서 발굴됐다. 이들은 나중에 당시 총격에 의한 사망자로 밝혀졌다.

5·18 당시 이런 역사를 간직한 주남마을이 ‘민주인권마을’로 새롭게 조성된다.

마을 주민 등으로 구성된 ‘주남마을위령비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0일 광주YMCA 등과 함께 5·18 희생자 시체가 발굴된 마을 뒷산에서 위령비 제막식과 주먹밥 나누기 행사를 갖는다고 17일 밝혔다.

또 진상 규명 과정에서 언론 등에 소개된 주남마을 주민 30여명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5·18 이야기’ 책이 발간된다.

이번에 나오는 ‘5·18 이야기’는 민주·인권 등의 의미를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새롭게 재발견·재해석한 책이다.

추진위는 외지인들이 위령비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마을 입구에 이정표와 마을 지도 등을 담은 표지판도 세운다.

추진위는 이를 통해 5·18의 이미지를 밝고 긍정적으로 알린다는 복안이다.

또 마을에서 위령비에 이르는 500여m의 구간을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과 같이 광주를 대표하는 ‘5월길’ 코스로 만든다.

이 마을 통장 김재린(48·여)씨는 “1980년 5월 당시 이곳 일대가 계엄군의 주둔지였고, 인근을 통과하던 무고한 시민들이 집단 학살된 역사적인 장소”라며 “위령비 제막을 계기로 우리 마을을 역사공원과 순례 코스 등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5·18이 30년이 지난 만큼 관련 이야깃거리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란 판단으로 이 사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10-05-1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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