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유족·중대장 간 녹취 공개…“거짓말”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이 지난달 21일 강원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2024.6.21 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24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모 훈련병이 쓰러진 다음 날인 지난 5월 24일 유가족과 중대장 사이 이뤄진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중대장은 연병장을 몇바퀴 돌게 했냐는 유가족의 질문에 “제가 지시한 것은 세 바퀴였다”며 “두 바퀴를 돌다가 세 바퀴 돌 때쯤, 그러니까 한 바퀴, 두 바퀴 뛰고 세 바퀴를 한 50m 정도 갔을 때쯤 쓰러졌다”고 답했다.
유가족이 선착순 방식으로 달리기시켰는지를 묻자 중대장은 “아닙니다”라며 “쓰러질 당시에 선착순 이런 걸 시키지 않았고 딱 세 바퀴만 열을 맞춰서, 제대로 맞춰서 같이 뛰어라, 이렇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중대장은 “속도 같은 것은 통제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지난달 19일 강원 인제군 인제읍 남북리 인제체육관에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 수료식이 열렸다. 체육관 입구에 최근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박모 훈련병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4.6.19 연합뉴스
군인권센터는 “이러한 중대장의 거짓말은 군의관에게도 똑같이 전달되었을 것”이라며 “군의관은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환자 상황을 보고하여 후송 지침을 하달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대장은 유가족을 기만하면서까지 자기 죄를 숨기려고 했을 뿐 아니라 그 결과로 의료인들의 판단에 혼선을 빚고 초기 환자 후송에 악영향을 주는 등 훈련병의 사망에 여러 영향 요인을 끼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장과 부중대장(25·중위)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 훈련을 실시하면서 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박모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