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 살해한 피의자 공개
평소 관련 방송·도서 많이 접해
사이코패스 범죄 여부 검토 예정
정유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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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된 정씨가 경찰과 가족의 설득에 지난달 31일 범행 동기를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평소 인터넷과 방송 등의 범죄 수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으며, 살인 충동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특히 정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된 이후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지난달 31일 조사 과정에서 “살인해 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과외 중개 앱에서 만난 A씨의 집에 지난달 26일 찾아가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경남 양산 낙동강변의 한 풀숲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정씨와 A씨는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로, 지난달 24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접촉했다.
정씨는 앱에서 학부모 행세를 하며 강사로 등록한 A씨에게 중학교 3학년 딸을 가르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틀 뒤 정씨는 중고 교복을 사 입고 흉기를 소지한 채 A씨의 집에 방문해 살인을 저질렀다. 이후 자신의 집에 들러 여행용 가방을 챙겨 A씨의 집으로 향했고, 가방에 훼손한 시신 일부를 담아 지난달 27일 오전 1시쯤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에서 내려 시신을 유기했다.
정씨의 범행은 큰 여행용 가방을 든 여성이 인적이 드문 시간에 풀숲으로 향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정씨를 붙잡았을 때 시신 유기에 쓴 여행용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가방 안에는 A씨의 신분증이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나머지 시신을 발견하고 정씨를 긴급 체포했다.
정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 등을 검색하고,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도서를 다수 대여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살인과 시체 유기를 할 계획이었으며, A씨가 실종된 것으로 위장하려고 신분증과 지갑, 휴대전화 등을 챙겼으나 미처 처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은 없지만 사이코패스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정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2023-06-02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