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창녕 아동학대 사건 친모
아동 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창녕 10살 아동 학대 사건’ 친모(노란색)가 14일 오후 경남 밀양시 창원지법 밀양지원에서 열린 1심 1차 공판 종료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8.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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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친모 ‘심신미약’ 인정학대와 감금을 견디다 못해 4층 높이 옥상 지붕을 통해 탈출했던 10살 소녀의 계부와 친모가 1심에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부(부장 김종수)는 상습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계부(36)에게 징역 6년, 친모(29)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취업 제한, 아동학대 프로그램 4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계부와 친모는 올해 1월부터 4개월간 딸 A(10)양을 쇠사슬로 묶어 베란다에 감금시키거나 불에 달군 쇠젓가락으로 신체 일부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끔찍한 학대가 이어지던 중 지난 5월 A양은 가까스로 탈출해 아파트 4층 높이의 옥상 지붕을 통해 비어 있던 이웃집으로 빠져 나와 잠옷 차림으로 창녕의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모자 착용)가 15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으로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계부는 자신의 의붓딸을 쇠사슬 등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20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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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들의 폭행으로 피해자는 치아가 깨지고 양쪽 눈을 포함한 전신에 멍이 들었다”며 “이러한 부모의 폭행은 어린아이에게 쉽게 치유되지 않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남긴다”고 판시했다.
재판 과정에서 계부와 친모는 기억이 온전치 않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확보된 영상을 통해서도 화상 자국 등 증거가 남아 있다”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를 당한 10살 피해 초등학생 A양이 살던 경남 창녕군 한 빌라의 11일 모습. A양은 지난달 29일 오른쪽에 있는 베란다에서 난간을 통해 외벽을 넘어 왼쪽에 있는 옆집으로 넘어갔다.
창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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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친모가 “과거 조현병, 피해망상 등 진단·치료를 받았지만 지난해 막내 아이를 임신·출산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이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계부와 친모가 아동 폭행과 관련해 관련 전과가 없고, 친모의 경우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작은아버지 집에서 생활하며 어린 시절 자해나 임신 등을 겪으며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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