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문제 견디지 못해 세상 등진 사람들…자살사건 잇따라

가정문제 견디지 못해 세상 등진 사람들…자살사건 잇따라

입력 2017-09-03 13:48
업데이트 2017-09-0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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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가정문제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하루 사이에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50분께 광주 북구의 한 2층 주택에서 A(4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사랑하고 살아라, 너(아내)와 내 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적은 메모를 남겼다.

A씨의 아내(46)는 A씨 외도를 의심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만취해 망치 등을 휘둘러 집안 물품을 부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연행 이후에도 경찰서에서 소란을 피우다 유치장에 입감된 아내에 대해 경찰서에 출석해 진술한 A씨는 경찰서에서 집으로 귀가한 뒤 1시간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후 6시 10분께 광주 북구의 한 주택에서는 일가족 3명이 숨져있는 것을 집주인이 발견했다.

B(49)씨와 30대 아내, 20대 딸은 집안을 밀폐한채 유독가스를 흡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숨진 지 최소 3개월이 돼 보이는 이들은 집세가 밀리고, 전기·수도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사실을 수상히 여긴 집주인이 방문했다가 발견했다.

조사결과 B씨는 지난해 대전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17)을 학대했다는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자살 암시 글을 남기고 가족들과 함께 사라졌다.

대전을 떠나 광주로 이사 온 B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고, 아내가 일용·단기직으로 벌어온 돈으로 생활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아들이 복지사에게 ‘아버지에게 학대당했다’고 진술하면서 경찰 조사를 받아 괴로워한 것으로 보인다.

B씨의 아들은 가족과 떨어져 한 장애인 복지단체에서 생활 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B씨 가족이 숨진 집안에서는 ‘우리 3명 한 관에 함께 넣어 화장한 후, 바다에 뿌려주세요’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각자의 서명을 한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부검을 시행할 방침이다.

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통계(2010∼2015년)에 따르면 2015년 전체 자살자 1만3천436명 중 1천285명이 ‘가정문제’를 이유로 목숨을 끊는 등 해마다 전체 자살자 중 8.3∼10.27%가량이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경제·육체적 문제에 이어 4번째 자살 동기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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