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본부, 영장 전문 공개 요구도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숨진 농민 백남기(69)씨의 부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족과 투쟁본부가 4일 “부검을 전제로 한 어떠한 협의도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압수수색 검증영장(부검영장) 전문 공개를 경찰에 공식 요청했다. 유가족과의 협의 없이 경찰이 영장을 강제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려는 취지인데 경찰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사망진단서 정정하라”
고 백남기씨의 부인 박경숙(왼쪽 두 번째)씨와 법률대리인단이 백씨의 죽음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진단한 서울대병원 원장·부원장 면담과 사망진단서 정정을 요청하려고 병원장실에 들어서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백씨 법률대리인단 단장인 이정일 변호사는 “이례적으로 이행 조건이 부과된 영장에 대해 유·무효 논란이 있고, (영장에 적시된) 조건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며 “유가족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법원 취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부검영장 내용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본부는 지난달 30일 종로서에 영장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종로서 관계자는 “영장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부검을 집행할 때 제시한다”며 “다만 일단 정보공개청구가 들어왔으니 공개 대상인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영장의 내용상 강제로 부검을 집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장의 유효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아울러 투쟁본부는 서울대병원에 백씨의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고치도록 사망진단서 정정을 공식 요청했고, 병원장과 부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4일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필요성이 있으면 (부검을) 당당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법원의 발부 영장은 원칙적으로 강제 처분을 의미하지만 유족 의사와 희망을 잘 고려해서 영장 집행에는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관련 수사 지연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2016-10-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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