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신매매→강제북송→재탈북→동남아 떠돌다 한국行

탈북→인신매매→강제북송→재탈북→동남아 떠돌다 한국行

입력 2015-06-29 07:26
업데이트 2015-06-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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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꿈꾸는 20대 탈북 여대생, ‘안보사랑 콘테스트’ 최우수상

생활고로 열다섯살 나이에 탈북. 중국에서 인신매매돼 강제적인 가정부 생활.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돼 수감. 세번째 시도 끝에 탈북 성공. 라오스, 태국에서 떠돌다 한국으로 입국.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는 현재 국내 모 대학 간호학과에 다니는 20대 중반 탈북여성 김모씨의 삶의 여정이다.

김씨가 열다섯의 나이에 두만강을 건넌 것은 집안 형편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출신성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산으로 밭으로 나가 풀을 뜯어 죽을 쑤어 먹기 일쑤였다.

어린 나이에 탈북했지만, 중국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아 스스로 북송을 원했다. 하지만 돌아온 고향에서 미래는 없었다. 결국 친구와 함께 다시 중국으로 밀입국했다.

이번에 김씨에게 닥친 것은 친구의 배신. 김씨는 인신매매로 팔려가 한 조선족 집에서 가정부로 살아야만 했다.

강제적인 삶이었지만, 성실히 일하며 돈을 모아 가족에 부치기도 했다. 그러나 원치 않던 가정부 생활은 원치 않게 끝났다. 김씨가 일하는 집의 막내아들이 불법도박으로 걸렸던 것. 중국 공안이 집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김씨도 덩달아 붙잡혔다.

두 번째 북송 때 김씨는 19살 성인이어서 북에서 감방 생활을 면치 못했다. 강냉이 가루에 물만 부어 삶은 죽으로 연명하며 버텼다. 수감 생활이 끝나고 세번째 탈북을 시도했다.

김씨는 중국에서 6개월, 라오스에서 3개월 숨어지냈다. 천신만고 끝에 태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낯선 남한에서 삶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간신히 쉼터 수녀의 도움을 받아 모 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서울 모 병원에서 토요일마다 병실 봉사활동을 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쁨인지 깨달아서다.

졸업반인 김씨의 꿈은 통일이 되면 북한에 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병을 앓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다.

김씨는 “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남과 북에서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보듬고 이해하며, 그들의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 같은 삶을 다룬 수기 ‘따뜻한 마음으로 철조망 푸는 그날까지’는 최근 ‘2015년 안보사랑 콘테스트’의 북한이탈주민 수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경찰청이 주최한 콘테스트에서는 김씨를 비롯한 북한이탈주민 6명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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