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학부모들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불이익 좌시하지 않겠다”

의대생 학부모들 “환자 불편에도 행동할 때…불이익 좌시하지 않겠다”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4-06-15 10:39
수정 2024-06-1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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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전면 휴진을 앞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한 환자 보호자가 문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2024.06.14. 뉴시스
오는 18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의 전면 휴진을 앞둔 가운데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한 환자 보호자가 문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2024.06.14. 뉴시스
의대생 학부모들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향해 “지금은 행동해야 할 때”라며 더 적극적인 투쟁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오는 17일부터 중환자실·응급실 등을 제외한 진료·수술을 전면 중단하는 무기한 총파업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생 학부모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의 매니저는 전날 학부모 일동의 이름으로 ‘서울대 의대 비대위에 고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학부모들은 “최근의 의료 파탄 사태로 현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근본적 문제를 알게 됐고, 사방이 온통 불합리에 비과학적이고 심지어 비굴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지금껏 교수님들은 무엇을 하고 계셨나”고 비판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2월에 낸 사직서의 법률적 효과 여부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며 “전공의는 사람이 아닌가. 잘못된 법에는 저항해야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도리인데 이를 방치하고 그 이익에 편승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또 “휴진 결의문을 읽고 감사 이전에 실망과 허탈함을 느낀다”며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운 입장이던데 아직도 정부 눈치를 봐야 하나, 권력에 굴종해야 취할 수 있는 숨은 과실이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2025학년도 의대 교육이 (증원이 안 된) 서울대의 직접적 문제가 아니라서 그러신 건가”라며 “본인들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서울대 비대위는 해체가 맞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특히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알고, 어떤 사리사욕이 없는 분들인 것도 잘 안다”면서도 “오늘의 환자 100명도 소중하지만, 앞으로의 환자는 1000배 이상으로 (중요하다), 당장의 환자 불편에도 지금은 행동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의대생, 전공의 단 한 명이라도 억압당하고 불이익에 처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투쟁하지 않으면 쟁취할 수 없다. 동참할 거면 흔들림 없이 앞서 주고, 돌아설 수 있다면 애초에 내딛지 않는 것이 모든 의대생, 전공의, 그리고 환자를 위한 길”이라고 했다.

카페 소개에 따르면 ‘의대생, 전공의 자녀를 든든하게 지원하려는 학부모 모임’이라는 이 카페는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 증원 규모(2000명)를 발표한 직후인 올해 2월 18일 개설됐다. 현재 회원 수는 1521명이다.

이 카페에 가입하려면 거주 지역과 휴대전화 연락처를 남겨야 하고 일주일 이내의 인증 과정을 거친다.

한편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는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비대위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휴진이 공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해명하면서 “전체 휴진은 다른 병의원에서 진료가 가능하거나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외래 진료와 수술 중단을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의 진료가 필요한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해서는 휴진 기간에도 차질 없이 진료가 진행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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