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1호기 인근 주민들 “앓던 이를 빼는 기분”

고리 1호기 인근 주민들 “앓던 이를 빼는 기분”

입력 2015-06-12 15:08
업데이트 2015-06-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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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위원회가 12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폐로)를 권고하는 결정을 내리자 인근 주민들은 “수십년 앓던 이를 빼는 기분”이라고 반겼다.

사단법인 장안읍 발전위원회(위원장 조창국)는 오후 마을 곳곳에 이런 결정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걸기로 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함께 모여 만세를 불렀다.

조창국(51) 위원장은 “소방차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불안했다”며 “단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고리 1호기는 1977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최초’라는 수식어는 거창했지만 주민들의 생활에는 ‘최악’에 가까웠다.

저마다 생업 현장에 있으면서도 잦은 고장과 사고 소식 탓에 불안으로 점철된 삶이었다.

그런 와중에 2013년 여름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이런 불안이 자칫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시달리게 했다.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이 사고 이후 고리 1호기에 발생한 특이사항 등을 주민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파했지만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원자력 발전소에 사용된 부품이 납품되는 과정에서 시험 성적서가 위조됐다는 검찰 수사 결과는 주민들을 극도의 불안으로 내몰았다.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나고 자란 고향이 원전 사고 위험에 노출된 곳이라는 낙인이 찍힌 게 더 고통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발전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의 폐로(영구정지) 결정은 노후 원전 불안감 해소, 대 정부 신뢰도 제고, 더 나아가 국내 원전 정책의 신기원을 여는 역사적 결단”이라고 환영했다.

주민들은 고리 1호기 운영허가 기간이 2017년 6월 18일로 돼 있지만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영구정지 절차에 나서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어 기장군이 ‘원전해체종합연구센터’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전위원회는 이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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