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차종 공개부터 자수까지…긴박했던 6시간

’크림빵 뺑소니’ 차종 공개부터 자수까지…긴박했던 6시간

입력 2015-01-30 02:57
업데이트 2015-01-30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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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지 7개월 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서 귀가하던 강모(37)씨가 지난 10일 오전 1시 29분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정체불명의 차량에 치여 숨진 뺑소니 사건은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은 채 보름이 넘도록 오리무중이었다.

수사를 맡은 청주 흥덕경찰서가 지난 22일 현상금 500만원까지 내걸었으나 강씨를 친 차종마저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

가해 차량을 BMW로 여겼다가 다시 BMW 3/5/7시리즈, 렉서스 LS 시리즈, 뉴 제네시스, K7 등으로 추정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까지 드러냈다.

다행히 사고현장 부근인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가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뺑소니 아빠’ 기사를 본 뒤 “우리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 CCTV 영상을 분석, 가해 차량 차종이 윈스톰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29일 오후 5시 언론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용의 차량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좁혀지기 시작한 경찰의 수사망은 19일간 자신의 범죄를 어둠 속에 숨기고 평소와 다름 없이 생활하던 피의자 허씨에게 심리적 부담을 주기에 충분했다.

언론 브리핑 후 2시간 만인 이날 오후 7시께 112 종합상황실에 전화 1통이 걸려왔다.

”남편을 설득 중인데 경찰이 출동해 도와달라”는 허씨 부인의 전화였다.

흥덕경찰서는 즉시 허씨가 거주하는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의 한 아파트로 30여 명의 경찰을 급파,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정작 허씨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경찰은 현장에서 대기했지만 결국 허탕을 쳐야 했다.

경찰은 허씨의 친구가 사는 흥덕구 옥산면으로 일부 수사 인력을 보냈지만 역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던 중 허씨는 이날 오후 11시 8분 흥덕경찰서 후문을 통해 강력계 사무실을 부인과 함께 찾아 자수했다.

경찰이 언론을 통해 용의 차량을 공개한 지 6시간 만의 일이었다. 강씨가 숨진 지 19일 동안 답보 상태였던 경찰 수사를 고려하면 전광석화와도 같이 사건이 해결된 셈이다.

허씨는 경찰에 긴급 체포된 직후인 30일 0시 40분께 유치장으로 가던 중 자수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짓고 못 산다”며 “자책감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고 밝혀 사고를 낸 이후 심적 부담이 컸음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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