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최근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허건행(49) 교사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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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최근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충주 주덕고 허건행(49) 교사가 10일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허 교사가 이날 학생들로부터 받은 격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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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낸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최근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해임을 통보받은 충주 주덕고 허건행(49) 교사가 10일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했다. 허 교사가 이날 학생들로부터 받은 격려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자 교단에 선 허 교사의 표정에는 담담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허 교사는 “얘들아,잘 지내.많이 보고 싶을 거야.학교생활 잘하고 얼마 남지 않은 수능 잘 보고...”라며 힘겹게 입을 떼고서 “선생님은 잠시 학교를 쉬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모(18)군은 선생님과의 갑작스런 이별이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군은 “친구처럼 편한 선생님이고 고민도 많이 들어주셨는데…”라며 울먹였다.
허 교사는 “나는 스스로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여러분이 학교의 주인이며 이 학교를 만들어가는 주체고 자신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더불어 주위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허 교사는 8일 오전부터 해임에 반대하며 학교 정문 등에서 선전전을 펴왔으나 학교 측과의 협의로 이날 학생들과 작별의 시간을 마련했지만,동료 교사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취재진이 몰려오자 “교내로 들어 오지 마라”고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학교 관계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몸싸움은 없었다.
허 교사가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도 전교조 소속 교사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학교 관계자가 “사진 촬영은 안 된다”며 제지했다.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강당을 빠져나온 허 교사는 “아침부터 덩치 큰 제자들이 찾아와 눈물을 글썽이며 ‘선생님 가지 마세요’라는 인사와 편지들을 주고 갔다”면서 “조만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정식 소청과 행정소송 등을 통해 부당해고의 진실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허 교사의 이날 행사 소식을 듣고 청주에서 충주까지 찾아온 해임동료 이성용(상당고) 교사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착잡하다”면서 “부당 징계와 관련해 앞으로 사실을 전하고 거리에서 열심히 투쟁해,반드시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