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좋아진다는데”…해고 근로자 한숨

“경기 좋아진다는데”…해고 근로자 한숨

입력 2010-09-16 00:00
수정 2010-09-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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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월급으로 한가족이 먹고 살았는데 해고된 지 벌써 2개월이 넘었습니다.명절을 어떻게 쇨지 걱정입니다.”

 청주의 한 영세 환경업체에서 근무하던 김모(50)씨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을 앞두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폐기물 운반차량 기사로 일하던 김씨가 해고된 것은 지난 7월.

 잔업을 하라는 지시에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자 사측은 김씨를 해고했고 바로 직후 김씨의 후임자를 충원했다.

 김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지만,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목전으로 다가온 명절을 어떻게 쇨지 걱정이 태산이다.

 김씨처럼 일반 사원이 아닌 용역사원들도 사업장의 부당인사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청주에서 두 자녀를 키우는 임모(50)씨는 충북 진천의 한 회사에서 영양사로 일했으나 “인천의 사업장에서 일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사표를 내고 무직자 대열에 포함됐다.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법률지원 활동을 하는 청주인권노동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서는 체불임금에 대한 상담이 많았지만,올해에는 김씨와 같이 해고나 인사 등 사업자의 부당행위에 대한 상담이 부쩍 늘었다.

 센터의 조광복 노무사는 “월평균 70-80건의 상담이 접수되는데,상담 내용의 상당 부분이 임금체불이 아닌 부당해고나 부당인사 문제”라며 “임금체불 상담이 많았던 작년 추석 때와는 다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도내 체불임금 누적액은 102억원으로,지난해 같은 때 16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도내 구직자 수는 지난달 말 기준 7천806명으로,작년 추석 때 6천669명보다 14.6% 늘어 사업자 입장에서는 직원이 빠져나가도 그 자리를 충원하기가 쉬워진 것으로 파악됐다.

 조 노무사는 “경제상황이 호전 국면에 접어들면서 작년 추석 때에 비해 임금 체불 문제가 감소했으나 구직자 규모는 다소 늘어난 탓에 언제라도 인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업자들이 직원들의 노동인권에 대한 큰 고민 없이 해고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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