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주먹다짐 안양 중학생 뇌손상 숨져

친구와 주먹다짐 안양 중학생 뇌손상 숨져

입력 2010-09-15 00:00
업데이트 201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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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한 시비로 친구와 주먹다짐을 한 중학생이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치료를 받다 나흘 만에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4시~6시30분 안양 모 중학교 1학년 A(13)군과 B(13)군이 학교 근처 공원에서 말다툼하다 인근 관악산 등산로의 한 묘지로 자리를 옮겨 주먹다짐했다.

 B군은 그러나 이날 오후 8시20분께 집에서 ‘머리가 아프다’며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 증세를 보이다 자기 방에서 쓰러졌다.

 가족들이 119에 신고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B군은 뇌손상이 의심된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같은 날 오후 10시께 응급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B군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사건 발생 5일째인 지난 3일 오후 6시20분께 숨졌다.

 병원 측은 B군의 사인에 대해 ‘뇌수막 파열’이라는 소견을 냈다.

 당시 싸움은 A군이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B군에게 ‘순찰을 하는 선생님이 온다’며 담배를 끄라고 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군이 ‘왜 거짓말을 했냐’며 A군과 옥신각신하다 싸움으로 이어졌다고 A군과 함께 있던 친구들이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B군의 아버지와 A,B군이 재학중인 학교 일부 학생들은 사고가 발생한 날 일과시간 학교에서부터 두 학생 간에 사소한 시비가 있었으며,이 문제로 방과 후 싸움까지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과 B군이 주먹다짐할 당시 같은 학교 친구 3명과 다른 학교 친구 3명 등 6명이 이들의 싸움을 지켜본 것으로 드러났다.

 또 A군과 B군은 주먹다짐을 하기 10~20여분 전 인근 초등학교 주차장에서도 한 차례 더 격한 싸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함께 있던 다른 학교 학생 C군과 D군 등 2명이 A군과 싸움도중 잠시 쉬고 있던 B군의 가슴과 배를 축구화를 신은 채 발로 걷어차고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는 다른 일행의 진술도 확보했다.

 A군은 B군과 주먹다짐을 하기 전 ‘B군과 싸울 건데 도와달라’며 두 차례 전화를 해 C,D군을 불러낸 것으로 밝혀졌다.

 B군의 아버지는 “A군과 C,D군은 학교에서 싸움을 꽤 하는 학생들로 알고 있다”며 “A군은 학교 측의 두 차례 진상조사에서 처음에는 C,D군에 대해 말을 안 하다 다른 학생들로부터 당시 함께 있었다는 진술이 나오자 ‘C,D군과 전날부터 만나기로 약속돼 있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국과수에 의뢰한 B군의 부검결과가 나오는 대로 A군과 다른 학교 학생 C,D군을 수원지법 소년부에 인계할 방침이다.

 한편,학교 측은 A군이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집에서 체험학습을 하도록 한가운데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15일부터 A군에게 등교 후 상담실에서 수업을 받도록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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