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통’ 박봉주 내각총리 임명

北 ‘경제통’ 박봉주 내각총리 임명

입력 2013-04-02 00:00
업데이트 2013-04-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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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개혁 본격 가동 신호탄

북한 경제개혁의 상징적 인물인 박봉주 전 노동당 경공업 부장이 1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7차 회의에서 신임 내각총리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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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주 北 내각총리
박봉주 北 내각총리
전날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노동당 요직인 정치국 위원에 보선된 데 이은 두 번째 파격인사다. 최영림 현 총리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으로 물러났다. 한동안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실각설이 나돌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경제개혁·개방에 관심이 크고 전문 지식까지 갖춘 두 사람의 화려한 부활은 김정은식(式) 경제개혁 조치가 조만간 본격 가동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박봉주는 실리주의를 앞세운 개혁성향 엘리트로 2002년 임금 및 물가현실화, 기업소의 경영자율권 확대 등을 담은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선도했다. 2003년 9월 내각총리에 올랐지만 당과 군부 보수파의 견제로 쫓겨나 2007년 4월 총리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평안남도 소재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 지배인으로 좌천됐다가 2010년 8월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복권한 데 이어 지난해 4월부터 경공업 부장을 맡아 경공업 분야를 총괄해 왔다.

北 최고인민회의 12기 7차 회의
北 최고인민회의 12기 7차 회의 북한 김정은(가운데)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7차 회의에서 노동당원증을 들어 찬성 표결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왼쪽에는 거취를 감췄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오른쪽 끝에는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앉아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각 총리에서 물러난 그를 6년 만에 재임용한 것은 경제 분야의 전권을 경험 있는 신임 총리에게 맡겨 경제개혁만큼은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성택이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직위를 거머쥐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전원회의 개최를 보도하며 장성택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최영림·최룡해 다음 순서로 호명하고 정치국 상무위원 인사에도 변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당의 최고위 협의체로 김 제1위원장을 포함해 5인방 체제로 운영돼 왔지만 지난해 이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되면서 한 자리가 공석으로 남았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장성택이 전원회의에서 김 제1위원장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점으로 미뤄볼 때 노동당의 요직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에서는 대체로 호명순서와 좌석 배치가 권력 서열과 일치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박봉주와 북·중 관계의 ‘키맨’(key-man)인 장성택의 위상 강화로 군 중심의 노선과 방침들이 향후 국면전환 과정에서 경제개혁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봉주·장성택의 약진에 대비되는 군 강경파의 상대적 부진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이영호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후임인 현영철 총참모장은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직밖에 받지 못했다. 또 김정각 전 인민무력부장과 이명수 전 인민보안부장이 국방위원회 위원에서 해임되고 김격식 인민무력부장과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국방위 위원으로 보선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중시하면서도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는 더욱 강화하고자 하는 김정은식 선군정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4-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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