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대표자회 도대체 언제 열리나

北당대표자회 도대체 언제 열리나

입력 2010-09-07 00:00
업데이트 2010-09-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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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지난 6일 본회의 개막이 유력시되던 북한 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서방국 정당의 ‘임시전당대회’에 해당하는 이번 당대표자회는 1966년 이후 44년만에 열리는 ‘초대형’ 행사다.게다가 김정은 후계구도 등 북한 ‘권력지도’의 일대 지형 변화도 예상돼 개막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북한 매체들은 이번 당대표자회의 본회의 개막일을 예측할 만한 사전 움직임을 7일 오전 현재까지 사실상 한 줄도 전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정론’에서 “당대표자회에 참가할 대표들이 평양에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으나,정론의 주제와 거리가 먼데다 구체적인 내용도 없어 ‘지나가는 얘기’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전국 규모 행사가 열리면 통상 참가자들은 하루나 이틀 전 평양에 도착해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주석 동상에 참배하는 것으로 비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다.

 물론 김일성 동상 참배 같은 예비 동향이 실제로 없었는지,아니면 북한 매체들이 전하지 않는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로 7일 오전 현재 그런 절차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면 일단 이날 본회의 개막도 물 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

 처음 유력하게 제기됐던 가설이 무너지면서 개막 시점에 대한 관측은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례로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은 6일 소식지에서 “당대표자회 참가자들의 등록사업이 이미 지난 4일 시작됐고 7일까지 사전 행사를 거쳐 본회의는 8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고 전했다.이는 행사 참가자들이 이미 평양에 집결해 있는데 북한 당국이 이를 숨기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가 하면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평양소식통을 인용,“지방당의 대표자들에게 9일까지 평양에 집결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면서 “그러면 본회의는 11일(토) 이후로 넘어가는데 현실적으로 ‘13일(월) 개최설’도 나온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당초 지난 1일 평양으로 출발하기 위해 미리 ‘도(도청) 소재지’에 모였던 지방당 대표자들이 열흘이 넘게 발이 묶여 있다”면서 “당 중앙위가 분명한 설명도 없이 계속 출발 지시를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RFA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의 교통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당초 북한 당국이 잡은 일정은 ‘3일(금) 행사 등록,4∼5일 김일성동상 참배 등 예비 절차,6일(월) 본회의 개막’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 북한 당국은 도대체 언제 당대표자회를 열려는 것일까.

 먼저 염두에 둬야 할 변수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9·9절’이다.다시 말해 오는 9일은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이기 때문에 이날 당대표자회를 열거나,이날에 걸쳐 일정을 잡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단 하루 일정으로 44년만의 당대표자회를 열 가능성도 희박해,그렇게 놓고 보면 8일부터 10일까가 한꺼번에 ‘가능성이 낮은’ 날짜로 분류된다.

 이 대목에서 이번 당대표자회 소집을 대내외에 공표한 지난 6월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결정’ 내용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당시 정치국 ‘결정’에는 개최 시점이 ‘9월 상순’으로 못박혀 있기 때문이다.

 남한에서는 ‘상순’이 ‘초순’과 동의어지만 북한에서는 매달 ‘1∼10일’과 ‘1∼15일’ 두 가지 의미로 통한다.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들은 ‘상순’을 보통 15일까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이번 당대표자회는 내주 월요일인 13일 개막해 2∼3일간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1966년에 열린 제2차 당대표자회가 10월 5∼12일 8일간 진행됐지만,이번에도 그렇게 길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당 중앙위원회 구성에 필요한 인선을 마친 뒤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중앙위 상무위원,정치국 비서 등 고위직을 선출하려면 적어도 ‘2박3일’ 정도의 일정은 필요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 일정이 하루로 축소된 점을 들어,이번 당대표자회도 단 하루에 ‘전광석화’처럼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관측된 시점보다 개막이 많이 늦어지면서 북한 내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먼저 김정은 후계구도의 공식화 여부와 함께 김정은에게 어느 정도 고위직을 줄 것인지,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보좌 세력’은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등 새 ‘권력지도’에 대한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05년 3월에 열릴 예정이던 최고인민회의 제11기 3차 회의는 ‘시장 개념’의 도입 정도를 둘러싼 박봉주 당시 내각 총리와 노동당 및 군 반대 세력의 갈등으로 한달 가량 연기되 바 있다.

 또 이번 당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다시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지난달 하순의 갑작스런 ‘4박5일’ 방중 등 무리한 일정 소화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나빠져 몸 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행사를 늦추고 있다는 얘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대표자회 개최를 이달 10일 이후로 미루면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올 수 있음을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맥락에서 마냥 늦추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딱 꼬집어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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