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신년 기자회견서 실용주의론
권영세 “그럴거면 여태까지 왜 반대했나”
송언석 “발목 잡힌 민생법안부터 처리해야”
범여권 유승민 “반성 없는 기자회견” 공세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 대표가 ‘흑묘백묘론’(고양이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등 실용주의 정책을 띄우며 대권 행보에 나서자 즉각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갑자기 우리의 국정과제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얘기했다. 그럴거면 여태까지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왜 그렇게까지 반대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우선 반도체특별법이나 상법 개정안 등 이런 부분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 한 이 대표 말의 진실성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효율적 경영을 방해하는 비정상적 지배 경영구조를 혁신하고, 뚜렷한 경제산업 비전을 제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이 ‘정치적 변신이자 분장술’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년 내내 정치투쟁과 이념투쟁에 골몰했던 이 대표가 그동안의 기조와 정반대의 말씀을 하고 계신 점이 다소 의아하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이념 때문에 민주당을 입법 독재로 끌고 와놓고, 지금 와서 이념이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은 조기 대선을 의식한 가식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업에 대한 지원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이 중견·중소기업 지원과 첨단전략기술 육성,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라고 반문한 뒤 “이 대표가 진정으로 나라의 경제와 민생을 걱정한다면 민주당에 발목 잡혀 국회에 산적해있는 민생법안 처리를 서둘러달라”고 썼다.

국민의힘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도 “경제관이 홱홱 바뀌는 다중인격 이재명 대표”라며 “지도자로서 아직 정립된 사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는 ‘반성’이 없다”며 “‘이재명의 정체성’은 기본소득 뿐이었는데, 그걸 버리면 정치인 이재명의 철학과 정체성과 정책은 무엇이 남느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