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때 보훈처 회의실 명칭 ‘평화실’→‘밴플리트 홀’ 바꾼다

文정부 때 보훈처 회의실 명칭 ‘평화실’→‘밴플리트 홀’ 바꾼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2-09-19 10:52
업데이트 2022-09-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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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회의실 명칭 변경 행사

“내년 정전 70주년 맞아 전쟁 영웅 기억”
“유엔참전용사 이름, 널리 알리기 위해  변경”
밴플리트, 중공군 뚫고 38선 위로 북진한 인물
육사 설립 기여…‘코리아 소사이어티’ 설립자
밴플리트 아들, 한국전쟁 자원 참전 후 실종
고(故) 제임스 앨워드 밴 플리트(왼쪽) 장군과 외아들 제임스 A. 지미 밴플리트 주니어. 아버지를 따라 한국전쟁에 참전한 밴 플리트 아들은 공군 조종사로 북한 지역에서 전투 수행 중 적의 대공포를 맞고 실종됐다. 밴플리트는 실종자 수색에 나선 다른 장병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아들에 대한 수색 구조를 중단시켰다. 국가보훈처 제공
고(故) 제임스 앨워드 밴 플리트(왼쪽) 장군과 외아들 제임스 A. 지미 밴플리트 주니어. 아버지를 따라 한국전쟁에 참전한 밴 플리트 아들은 공군 조종사로 북한 지역에서 전투 수행 중 적의 대공포를 맞고 실종됐다. 밴플리트는 실종자 수색에 나선 다른 장병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아들에 대한 수색 구조를 중단시켰다.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가 문재인 정부 당시 ‘평화실’로 불렸던 정부 회의실 명칭을 미 육군 제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6·25 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앨워드 밴플리트 장군의 이름으로 바꾸기로 했다. 머나먼 타국인 한국에서 전쟁의 승리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워준 유엔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다. 밴플리트 장군은 그의 외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됐다. 

국가보훈처는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9동 보훈처 5층에 있는 기존 ‘평화실’ 명칭을 ‘밴플리트 홀’로 변경하는 행사를 연다. ‘평화실’은 문재인 정부 때 명명된 회의실 이름이다.

보훈처는 “내년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전쟁 영웅을 기억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회의실 명칭을 유엔참전용사 이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 중 중공군의 공세를 뚫고 북위 38도선 북쪽으로 전선을 북상시킨 인물이다.

밴플리트, 전쟁 당시 도쿄 철수 주장에
“승리 위해 왔다…싫으면 집에 돌아가라”

밴플리트 장군은 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도착한 직후 “승산이 없는 전쟁이니 도쿄로 철수해야 한다”는 참모의 건의에 “난 승리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나와 함께 하기 싫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일화로 유명하다.

밴플리트 장군은 우리 육군사관학교 설립에도 기여해 ‘한국군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그는 전역 후에도 한미 교류 증진을 위한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설립해 양국 우호에 기여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밴플리트는 6·26전쟁에서 외아들을 잃기도 했다. 
고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 SNS
고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 SNS
밴플리트 아들, 조종사로 활약하다
북한 순천 지역서 대공포 맞고 실종

밴플리트, 실종된 아들 수색 중단시켜
“내 자식 찾는 일로 다른 장병 위태 안돼”

밴플리트 장군의 아들 제임스 밴플리트 2세도 6·25전쟁에 자원해 미 공군의 B-26폭격기 조종사(대위)로 활약했지만, 1952년 4월 4일 오전 북한 순천지역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적의 대공포를 맞고 실종됐다. 

밴플리트 2세는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후 항공병과에 지원해 미 공군 소속으로 임관했다. 한국전쟁 당시 신혼이고 당시 3살 난 어린 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밴플리트를 돕기 위해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

당시 곧바로 실종자 수색이 시작됐지만, 밴플리트 장군은 “내 자식을 찾는 일로 다른 장병들 목숨을 위태롭게 해선 안 된다”며 수색을 중단시켰다. 참모들은 그가 아들이 실종된 지역의 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고 회고했다.

보훈처는 밴플리트 장군의 이러한 공적 등을 기려 그의 이름을 회의실 명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70여년 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기억하는 게 대한민국과 보훈의 역할”이라면서 “이번 밴플리트 장군의 이름을 딴 회의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을 통해 한미동맹과 보훈외교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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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은 시민들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은 시민들 7·27 한국전쟁 정전협정일 69주년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추모의 벽’엔 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잃은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카투사 전사자 7174명 등 총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졌다.‘추모의 벽’은 한국 정부로부터 총 사업비 287억원을 지원받아 건립됐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착공식을 개최한 이후 14개월 만에 추모의 벽이 완성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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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에 세운 한국전 ‘추모의 벽’
워싱턴에 세운 한국전 ‘추모의 벽’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건립된 ‘추모의 벽’을 26일(현지시간) 찾은 방문객이 벽에 새겨진 전사자의 이름을 확인하고 있다. 높이 1m, 둘레 130m의 화강암 판에는 알파벳순으로 한국전쟁 때 전사한 미군·카투사 4만 380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워싱턴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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