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車몰고 靑떠난 이병기 실장…“떠날 때가 있는거지”

직접 車몰고 靑떠난 이병기 실장…“떠날 때가 있는거지”

입력 2016-05-15 17:38
수정 2016-05-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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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사의 표명…반려 후 최근에도 사의 전달

“소감은 뭐, 떠날 때가 있는 것이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5일 자신의 교체를 포함한 참모진 개편안이 발표된 지 30여분 뒤인 오후 3시 20분께 춘추관에 들러 기자들과 간단히 작별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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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직접 차를 몰고 떠나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신임 비서실장에 이원종 대통령 지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병기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직접 차를 몰고 떠나고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신임 비서실장에 이원종 대통령 지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춘추관을 나선 이 실장은 쫓아 나온 기자들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든 뒤 승용차에 타고선 직접 운전대를 잡고 청와대와 멀어져갔다.

지난해 2월 말 신임 비서실장 내정이 발표된 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이 비서실장은 발탁 당시 현직 국정원장이었다는 점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파격적인 인사였다.

정부 출범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초대 주일대사, 국정원장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무거운’ 자리에 급을 높여가며 연이어 중용됐다.

그만큼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방증이다.

당시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 중 한 명인 이 실장은 결정적인 순간에 정무적 조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너서클’에 속한 멤버로 꼽혔다.

집권 3년 차를 전후해 터진 청와대 문건파문과 연말정산 파동 등으로 흔들거렸던 청와대에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 실장만한 인물이 없었다는 게 당시 여권의 평가였다.

이 실장 역시 재임 기간 잡음이 나지 않도록 신중한 언행을 통해 박 대통령을 보좌했다.

또한, 한일 정상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등 한일 관계 복원 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을 상대로도 유화적으로 나와 ‘소통’의 의지를 보였다.

그러던 이 실장이 4·13 총선 이전부터 피로누적 등을 이유로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가 청와대 내에서 돌았었다.

총선이 여당의 참패로 끝나자마자 이 실장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청와대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이 총선 민의를 받아들이려면 이 실장의 교체를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해야 한다는 압박도 가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의 만류로 이 실장은 사의를 잠시 거둬들였지만, 최근 다시 박 대통령에게 수차례 사의를 전달한 끝에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의 교체 흐름은 지난주에 방향이 잡혔고, 지난 13일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간 회동을 전후해 일부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이 같은 분위기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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