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맞서는 원외인사들…”얼굴 알리자” 마케팅 백태

현역 맞서는 원외인사들…”얼굴 알리자” 마케팅 백태

입력 2015-12-13 10:33
업데이트 2015-12-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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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 마케팅부터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까지 지역도서관 설립·경로당 순례 등 민심잡기 총력전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이 여전히 안갯속에 있는 와중에도 현역 의원과의 승부를 준비하는 원외(院外) 인사들은 얼굴을 알리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

특히 현역 의원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고, 의정보고서나 민원의 날 등 ‘프리미엄’이 전혀 없는 정치 신인들은 신비주의, 노이즈 마케팅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사회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서울 성북구을에 출마하는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달 전부터 자신의 사무실 외벽에 두 층을 덮는 대형 태극기만 덩그러니 걸어놨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 태극기를 옮기고 간판을 내걸 계획이다. 일종의 신비주의 마케팅인 셈이다.

김 전 수석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새누리당과 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 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저격수를 자임한 이재만 전 대구동구청장은 ‘노이즈 마케팅’을 택했다. 이 전 청장은 지난달 15일 대구 동구을 출마 선언을 하면서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 “배신의 정치를 응징하겠다”고 일갈했다.

이 전 청장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유 의원을 언급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도 “여당 원내대표까지 맡은 유 의원이 대구를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물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근혜 정부 인사인 최상화 전 춘추관장은 지난달 3월부터 경남 사천·남해·하동으로 내려가 개인재산을 털어 남일대보존회·항노화약초협동조합·창조경제연구소·사천어린이도서관 등을 설립하며 지역주민과의 접촉면을 넓혔다.

최 관장은 “당선되면 이것저것 해주겠다는 공수표만 날리는 일부 정치인들과 달리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행동으로 옮기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문용식 고양 덕양을 지역위원장은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교과서 국정화 금지 입법 청원과 관련, 지난 9일부터 지역구 내 음식점, 미용실, 부동산 등을 찾아다니며 ‘역사교과서 지킴이 가게’를 신청받고 있다.

문 위원장은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사장님들이 가게에 ‘역사교과서 지킴이’ 스티커를 붙이고 단골고객에게 입법청원 서명을 권유하는 등 도와주고 있다”며 “연말까지 지킴이 가게 100호점을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을에 출사표를 낼 예정인 김하중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달 18일 전남대 정문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518인 1인 시위’를 했다. 시위의 첫 테이프를 끊고 나서 최근까지 많은 교수, 학생들이 릴레이로 동참해 주셨다”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꼭 필요한 사회운동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다 서울 서대문을에서 도전장을 내민 권오중 전 서울시청 정무비서관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자마자 관내 모든 경로당을 찾아 노인 유권자 표밭 갈이에 나선다.

권 전 비서관은 “어르신 유권자들께서 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출마 인사의 절을 올리고 노인 공경과 복지를 실천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힐 것”이라며 “현역 의원들이 의정보고서를 돌리며 얼굴을 알리는 것에 견주면 소소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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