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새벽에 사퇴 결심…“홀가분하다”

정동기, 새벽에 사퇴 결심…“홀가분하다”

입력 2011-01-12 00:00
업데이트 2011-01-12 14: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는 성현의 말씀으로 위안을 삼으며 이 자리를 떠납니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12일 끝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여권 지도부의 자진 사퇴 촉구가 있은 지 이틀만의 일이다.

 짙은 남색 양복에 검은색 넥타이를 한 정 후보자는 정확히 11시30분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그는 “진상이야 어떻든 간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담담한 표정으로 A4 용지 5장에 적힌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간 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제기됐던 재산 증식과 총리실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정 후보자는 기자회견에 앞서 직접 법무법인 바른으로부터 받아온 자신의 급여 명세표를 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여기에는 2007년 12월∼2008년 8월 급여 총액과 공제세액 합계,공제 보험료 합계,실지급액 등이 담겨 있었다.

 전날 “하룻밤 더 생각해 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을 나섰던 그는 이날 새벽께 사퇴 결심을 굳히고 직접 사퇴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출근 전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 와서 ‘청와대와 조금 더 얘기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괜찮다.됐다’며 사퇴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9시께 마음을 비운 듯 담담한 표정으로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으로 출근한 정 후보자는 평소처럼 정 후보자의 출근을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마음의 결정을 하셨느냐”고 묻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네.조금 있다가”라고 답했다.

 그는 곧바로 감사원 직원들과 사퇴 발표 시점 및 방식 등을 논의한 뒤 출근 30분만에 공보관을 통해 오전 11시30분 공식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2.31’ 개각에서 감사원장 후보자에 내정된 지 12일 만에 자진 사퇴 결심을 한 것이다.

 정 후보자는 이후 혼자 사무실에서 사퇴문을 읽으며 문구를 가다듬고 심경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통의동 사무실에서 나서며 취재진에게 “홀가분하다.집착을 떨쳐버리면 마음이 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오후 4시에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초동 정부법무공단에서 퇴임식을 갖고 법무공단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날 예정이다.

 정 후보자는 “감사원장 후보자에서 사퇴하면서 공단 이사장에 그대로 있는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