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설’ 의식한 듯 ‘강성종 체포동의안’ 강경모드
지난 1일 오후 5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급하게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야당과의 관계가 경직되더라도 강성종 의원 체포동의안은 내일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여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했음을 밝혔다.지난 2일 민주당 강성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처리된 뒤 여야 원내대표의 관계가 주목받는 가운데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3일 오후 부산지방법원에서 전문 가정법원 설치 필요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이언탁기자 utl@seoul.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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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류는 필연적이었다. 두 사안 모두 ‘협상의 묘미’를 살릴 수 없게 발전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심이 끓는 상황에서 총리 후보자 낙마 여부를 놓고 ‘빅딜’을 하는 냄새를 풍겼다면 박 원내대표가 치명타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 역시 “당 일각에선 김 원내대표가 박 원내대표와 ‘뒷거래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면서 “강 의원 체포동의안을 놓고 머뭇거렸다면 김 원내대표의 지도력에 큰 흠집이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명성이 강조되다 보니 서로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했다.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박 원내대표가 기자들에게 “당초 여권이 총리 후보자를 살리는 조건으로 신재민·이재훈 후보자 외에 1명을 더 포기할 수 있다고 제의해 왔다.”는 등의 뒷얘기를 소개하자 김 원내대표가 화를 많이 냈다는 후문이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강 의원 신병처리를 하루만 미뤄 달라는 야당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보란 듯이 표 단속에 나섰다.
양당 원내대표의 ‘냉기류’는 정기국회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법안이나 예산안은 인사와 달리 타협할 여지가 많지만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지난해처럼 극단적인 대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두 원내대표 모두 ‘정치 고수’여서 이미 앙금을 털었을 수도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0-09-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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