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관·유종하 총재 수상한 거래

현대미술관·유종하 총재 수상한 거래

입력 2011-01-18 00:00
업데이트 2011-01-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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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소장품 사적으로 보수·보관, 4년 전 분실확인…수사의뢰 뒷북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소유의 그림 실종 사건을 계기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따르면 유 총재는 1988년 유럽에서 구입한 알브레흐트 스헹크의 유화 1점을 1998년 국립현대미술관에 보수 의뢰했다. 보수 작업이 끝난 뒤에도 현대미술관에 계속 보관시켜 오다 2007년 되찾으려 했으나 그림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뒤늦게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10년도 넘은 일인 데다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그림의 소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 측은 “당시 실무자가 남긴 인수인계서에는 해당 작품에 대한 기록이 없다.”면서 “보존 작업을 했다는 정황은 있기 때문에 공식적 접수가 아니라 개인적 의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림의 행방이나 분실 관련 진실은 경찰이 밝힐 몫이지만 이와 별도로 애초 국립현대미술관이 사적으로 그림을 복원 보존해 줬다는 것은 명백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국립미술관이 빌려 전시하는 작품 중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복원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사적인 부탁으로 복원 보관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사설 갤러리 관계자는 “미술품 보관은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야 하는 작업이라 개인 컬렉터들도 사설 수장고를 돈 내고 빌려 쓴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10년 이상 개인 작품을 보관해 줬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불거지자 미술관 측은 “사적인 친분관계에 따라 복원하고 보존했다면 내규 위반이 분명하다.”면서도 “9000점이 넘는 미술관 소장품은 국가재산이어서 해마다 전수조사를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정체 모를 물건이 미술관을 드나들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미술관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태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01-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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