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부부 괌 ‘은퇴 여행’ 중 사망… 총격범 ‘얼굴 공개’

한국인 부부 괌 ‘은퇴 여행’ 중 사망… 총격범 ‘얼굴 공개’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1-11 09:56
업데이트 2024-01-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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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일당에 저항하던 남편 숨져
총격범, 절도·폭행 등 전과 다수

한국인 관광객 피살 사건 용의자 케이코 주니어 산토스(28·위)와 스테펜 키아누 파울리노 카마초(26·아래). 사진=KUAM 뉴스 캡처
한국인 관광객 피살 사건 용의자 케이코 주니어 산토스(28·위)와 스테펜 키아누 파울리노 카마초(26·아래). 사진=KUAM 뉴스 캡처
미국령 괌에서 50대 한국인 관광객이 강도 일당에게 총을 맞아 사망한 사건과 관련, 현지 경찰이 이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11일 괌 뉴스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한국인 관광객 피살 사건 용의자 중 케이코 주니어 산토스(28)가 자해로 추정되는 총상을 입고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공범으로 추정되는 스테펜 키아누 파울리노 카마초(26)는 게임방에서 검거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카마초에게는 가중살인과 가중폭행, 강도, 무기 사용, 공모 등 혐의가 적용됐으며, 현재 수감된 상태다.

스티븐 이그나시오 경찰서장은 숨진 산토스가 2014년부터 절도, 신용카드 사기, 신원 도용, 위조 혐의 등으로 전과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토스는 지난해 11월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그나시오 서장은 카마초 역시 폭행 등 혐의로 체포된 전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이 사건이 마약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모든 것이 유동적이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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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이그나시오 괌 경찰청장이 지난 5일 한국인 피살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괌 AP 연합뉴스
스테판 이그나시오 괌 경찰청장이 지난 5일 한국인 피살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괌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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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으로 살해된 현장 사진.  괌 AP 연합뉴스
지난 5일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으로 살해된 현장 사진. 괌 AP 연합뉴스
앞서 지난 4일 오후 7시 40분에서 8시 사이 한 한국인 부부가 괌 투몬 지역의 건비치에서 츠바키 타워 호텔로 걸어가던 중 강도 일당을 만나 저항하다 남편이 총에 맞아 숨졌다.

이들 부부는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괌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들 일당 2명은 어두운색의 SUV(스포츠실용차)을 타고 부부 뒤로 다가왔으며 이중 1명이 차에서 내린 뒤 총기로 부부를 협박하며 소지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부부가 저항했고 남편이 총에 맞았다.

숨진 채로 발견된 용의자는 당시 총격을 가한 범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체 관광객 절반이 ‘한국인’
괌에서 관광객 대상 살인 사건은 2013년 일본인 관광객 3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 이후 10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특히 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급감한 뒤 관광 시장을 되살리려 노력 중인 시점에 발생해 당국의 우려가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퍼시픽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한국인 관광객은 괌 전체 관광객 60만 2594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칼 구티에레스 괌 관광청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가족이며 괌은 매우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명이 없어 어두운 거리와 범죄자들이 관광객들을 노리기 위해 숨어서 기다릴 수 있는 폐가나 버려진 건물 등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거론하며 이를 개선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관광청이 자체적으로 지역 순찰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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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으로 살해된 현장 사진.  괌 AP 연합뉴스
지난 5일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으로 살해된 현장 사진. 괌 AP 연합뉴스
“괌, 방문객에게 그리 안전하지 않아”
괌에 거주하는 네티즌은 “괌 관광청은 괌이 안전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까 봐 그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괌은 다른 곳보다 안전하다고 해도 방문객에게 그렇게 안전한 곳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관광객 수에 비하면 10년에 1건인 (총격) 범죄가 끔찍한 수준은 아니지만, 안전을 중시하는 여행객들의 인식에 찬물을 끼얹기에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댓글 작성자는 “많은 사람이 우리 섬 전역에서 폭력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법 집행기관은 적은 자원으로 이러한 범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무고한 관광객의 목숨을 빼앗아 관광산업에 타격을 입히는 범죄가 발생해야만 정부가 ‘이런 종류의 범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정말 부끄러운 일. 우리 섬의 모든 사람이 한국에서 온 방문객을 유치하고 환대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데, 일부 저급한 이들이 그들을 강탈하고 죽이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적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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