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OM사령관, “대북 작전도 가능”…최정예 ‘데브그루,’ ‘델타포스’“북은 지속적 핵 개발·산악지형 은폐·대응부대 갖춰 힘든 상대”
북한이 3일 강행한 제6차 핵실험 도발 이후 미국이 어떤 군사적 대응 카드를 꺼낼지에 관심이 쏠린다.미국은 특히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폭탄’급을 이번에 실험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를 ‘레드 라인’을 넘어선 역대 최대의 도발로 간주, 상응하는 고강도 제재와 압박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대응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북한 핵무기를 없애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특수작전을 수행할 준비태세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무기 제거 임무 주도권 쥐 SOCOM사령관 “北핵 무력화할 준비 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 행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가운데 하나가 바로 특수작전부대(특작부대)를 동원한 제3국의 핵무기 무력화 시도 작전이다.
이 작전을 위해 미국은 이미 핵·미사일과 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조에 필요한 물질과 유통경로 탐지 및 관련 조직과 시설 타격을 통한 무력화 임무 권한을 전략사령부(STRATCOM)에서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로 올 초 사실상 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사령부가 핵무기 제거 임무 주도권을 뺏긴 것은 관련 작업 준비 부족 탓이다. WMD 무력화 임무에 필요한 “충분한 물적ㆍ인적ㆍ정치적 자원 확보와 준비에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게 미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변화는 토머스 레이먼드 SOCOM 사령관의 5월 2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토머스 사령관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은 북한의 핵·미사일과 화학무기 등 WMD 시설을 타격해 무력화시킬 준비가 돼 있다면서, 특작부대가 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선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특작부대는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미 육·해·공군 특수전 대원들이 한반도에 상주 또는 교대로 주둔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대량살상무기 기지에 대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특수전의 준비는 전쟁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토머스 사령관은 “최근에는 갈수록 난폭해지는 북한의 핵 위협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이 과거에는 국지적이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 JSOC, 비밀리에 WMD 제거 작전 수행…관련 지식과 경험 축적
SOCOM이 수행하는 목표 타격, 특수정찰, 비정규전, 대테러전 등 13가지의 핵심 활동 가운데 가장 최근에 포함됐지만,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 바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차단’(Counterproliferation of WMD)이다.
WMD 확산 차단 등 무력화 임무는 1992년 소련 붕괴와 함께 부여됐다는 게 정설이다. 소련 해체 과정에서 여러 산하 공화국에 배치된 전술핵무기와 제조에 필요한 핵물질과 주요 장치들에 대한 관리가 느슨해졌다. 이 틈을 타 ‘일확천금’을 노린 군 장성과 과학자 등이 국제테러조직들과 결탁해 이를 빼돌린 후 비밀리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에 불안해진 미국은 SOCOM에 핵무기와 물질 및 장치 등의 비밀 유통 관련 정보 수집(탐지)과 관련자 제거(암살) 등을 통한 차단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정밀타격에 앞선 지하 격납고나 발사 시설 등 관련 시설에 은밀하게 침투 후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이를 유도하는 임무도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냉전 당시 소련과 중국 등의 관련 WMD 시설 타격 임무를 담당하던 그린베레(육군 특전단) 등 일부 특작부대원들이 이제는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의 ‘불법유통’을 방지하는 보안관으로 나선 셈이다.
이 임무가 부여되자 SOCOM은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연방수사국(FBI), MI6(영국), 모사드(이스라엘), DGSE(프랑스) 등 국내외 정보기관은 물론이고 에너지부, 국제원자력기구(IDEA) 등과 협력해 관련 정보 수집과 기초 교육 이수 등을 시행해왔다.
WMD 제거 임무에 가장 최적화된 특작부대가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다. 중동권 테러조직이나 적성국에 불법 억류된 미국인 인질 구출 등 대테러 임무를 주로 수행해온 JSOC의 핵심 작전부대가 ‘데브그루’(DevGru. 옛 네이비실 6팀)와 ‘델타포스’다. 이 가운데 데브그루는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창시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해 유명해졌다.
지난해 발간된 ‘무자비한 타격’(Relentless Strike)에 따르면 JSOC는 1990년대 이후 거의 모든 합동작전에서 지하 깊숙이 감춰져 있는 핵무기 확보에 초점을 둔 WMD 차단 작전까지 포함해 숙련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 JSOC, 北 핵무기 타격에도 주력…北 임무 수행 ‘장애물’ 많아
토머스 사령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SOCOM이 핵무기, 이동식 미사일을 포함한 미사일 운송체계를 찾아내 파괴하고, 동시에 이런 무기가 국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 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을 최대한 지원하기 위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에서 우리 군의 조직과 역량을 포괄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사시 북한을 겨냥한 특수전 작전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군사 소식통도 지난해 12월 워싱턴포스트(WP)에 “SOCOM이 장래에 북한 핵무기 임무 수행에 필요한 준비작업에 더욱 비중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고 ▲이미 전력화한 다양한 종류의 핵무기를 험준한 산악지대에 은폐했고 ▲대(對) 특작부대 임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부대 등 강력한 자체 특수전 전력을 갖췄기 때문에 북한 핵무기 제거 임무가 쉽지 않다고 실토했다.
동아시아 군축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베리 국제문제연구소 소속 선임 연구원 등 전문가들 역시 JSOC를 중심으로 하는 미 특작부대가 북한 핵 저거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비확산 경험과 결과 관리 경험 축적을 위한 전문성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태평양사령부 같은 지역통합사령부와 관련 정부 부처들과의 조정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