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엄마잃고 20년간 슬픔참다 정신과 상담”

해리왕자 “엄마잃고 20년간 슬픔참다 정신과 상담”

입력 2017-04-17 16:12
업데이트 2017-04-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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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맺힌 세월 토로…“신경쇠약에 사람 팰까봐 복싱 입문”

어려서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잃은 영국 해리(33) 왕자가 억지로 감춘 슬픔 탓에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해리 왕자는 정신질환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인터뷰에 나선다며 처음으로 자신의 아픈 과거사를 털어놓았다.

그는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12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약 20년간 감정을 완전히 닫고 지냈다”며 “이는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1997년 모친과 사별했다.

그는 그 뒤 2년 동안의 완전한 혼돈에서 빠져나온 뒤 참고 지내다가 28세가 돼서야 정신건강 전문가의 문을 두드렸다고 밝혔다.

신경쇠약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며 억눌린 감정이 폭발해 주먹질할 것 같은 충동에 시달린 끝에 선택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신경쇠약에 가까이 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온갖 슬픔, 온갖 거짓말, 온갖 착각이 사방에서 나한테 몰려들었다”고 힘겨운 시절을 돌아봤다.

그는 슬픔을 자제하고 살아가는 데 형인 윌리엄 왕세손이 자신에게 큰 의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형은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으려는 내게 ‘정상적이지 않다. 너의 문제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계속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2007∼2008년과 2012∼2013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전투 트라우마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추측은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나는 옆에 있는 가장 친한 전우가 폭탄을 맞는 걸 봐야 하거나 전우들의 두 다리를 지혈대로 압박해야 하는 병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정신과 상담뿐 아니라 권투도 상처를 치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왕실의 일원인 공인으로서 억눌린 슬픔, 감정을 풀지 못해 사람을 때리기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찾아낸 돌파구가 복싱이었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사람들이 복싱이 공격성을 밖으로 표출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누구라도 칠 것만 같았는데, 보호대를 착용한 사람에게 주먹을 날릴 수 있어서 훨씬 나았다”고 설명했다.

해리 왕자는 이날 이례적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목적이 정신건강 질환을 둘러싼 사람들의 편견을 깨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이제 정말 괜찮아졌다”며 “일과 사생활을 모두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나의 피, 땀, 눈물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곳에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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