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北 경제…시장에선 콜라 팔고, 백화점선 달러 환전”

“변화하는 北 경제…시장에선 콜라 팔고, 백화점선 달러 환전”

입력 2017-04-12 17:27
업데이트 2017-04-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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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평양발 보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이래 북한 경제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며 주체사상을 따르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전과는 다른 자본주의적 일면이 엿보인다는 것이 이런 판단의 배경이다.

AFP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평양 시내 길거리에선 즉석 시장을 열어 채소를 판매하고, 시장에선 상인들이 코카콜라 같은 수입제품을 거래하는 모습이 목격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심지어 관영 백화점에서 달러 등 주요 외화를 암시장과 같은 환율로 공개 교환해주기도 한다.

시내 풍경만 변한 것이 아니다. 김일성 주석의 치적으로 손꼽히던 협동농장은 사실상 해체됐으며 가족 단위로 일정 토지를 나눠줘 식량을 자급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식량 생산량은 증대됐다.

또 일정 생산량을 국가에 상납하면 나머지는 개인이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도’를 도입해 기업 관리자들이 알아서 생산처와 판매처를 물색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정부 관리들이 더는 사기업 운영에 개입할 수 없도록 했다.

여전히 정치적 이유 등으로 국영 기업이 많지만, 사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북한의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25~50%에 이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이런 변화는 1980년대 중국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던 때와 비슷해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이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다.

중국은 북한에 중국식 모델을 뒤따를 것을 종용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총화연설에서 이런 개혁 바람을 “부르주아 자유화의 추악한 바람”이라며 맹공격해 중국식 개혁·개방을 기대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북한도 공식적으로 이런 변화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북한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의 이순철 소장은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이며 경제적으로도 사회주의 개념을 따른다. 우리는 시장 경제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출신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그러나 북한이 중국을 따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중국이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북한도 중국을 카피하고 있다. 북한은 원래 다른 곳에서 배운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 사회주의 모델에 대해 이데올로기 적 공감대를 갖고 있지도 않으며 지난 반세기 동안 시장경제체제를 따른 동아시아 국가들이 얼마나 놀라운 발전을 이뤘는지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AP통신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개회 소식을 전하며 종종 개회 전 취소되는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것 자체가 체제 안정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AP, AFP를 비롯해 외신들은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105돌 생일)을 앞두고 북한의 초청을 받아 대거 북한을 방문 중이다.

이에 따라 이날도 AP·로이터 등 외신들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등을 평양발 뉴스로 일제히 전했다. 그러나 11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취재는 불허됐다.

AP·로이터통신은 태양절을 앞두고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옷차림으로 광장이나 공원에 나와 태양절 행사를 연습하는 모습이 목격되며 과거보다 길거리 전등 조도도 밝아졌다고 전했다.

CNN방송의 윌 리플리 특파원도 평양에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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