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 오른 주먹을 들어 올린 오 시장의 웃는 얼굴 아래 ‘대통령’이라는 세 글자가 크고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게시물을 누르니 영상이 나왔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오 시장의 인스타그램에 우연히, 아무런 계산 없이 등장했을 확률은 0%에 가깝다. 서울시청에는 오 시장의 소셜미디어(SNS)를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 있다. 오 시장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모든 영상과 사진과 글은 오 시장 본인과 전담팀의 확인을 거친다. 대통령 게시물 역시 어떤 식으로든 의도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오 시장은 그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과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각각 50대50이라고 밝혀 왔다. 최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는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본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언행, 추진 중인 사업, 연일 야권을 때리는 페이스북 메시지, 이번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면 오 시장은 대권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정치인이 대권을 욕망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 시장이 대권 도전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 것도 이해한다. 출사표를 던지기에는 너무 이르다.
오 시장의 대권 도전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지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공식적으로 오 시장에 대한 나의 입장은 중립적이다. 그러므로 정치인 오세훈의 대권 욕망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서울시장 오세훈의 대권 욕망에는 관심이 많다. 대권을 꿈꾸는 시장에게는 업적이 필요하다. 그것은 서울시민의 삶과 서울의 풍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 시장은 많은 일을 벌였다. 60억원을 투입한 ‘메타버스 서울’은 실패했다. 본인도 인정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서비스인 ‘기후동행카드’는 꽤 성공적이지만, 아직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지 못해 완벽하지 않다.
‘장기전세주택 시즌2’는 그럴듯한 저출산 대책이다. 출산을 고민하는 부부에게 상당한 동인이 될 것 같다.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논란을 자초한 것은 아쉽다. 동기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일방적 발표, 결여된 미감에는 공감할 수 없다.
이것 말고도 안심소득, 서울링, 수상호텔, 공중정원 등 오세훈표 사업을 다 쓰기엔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 서울시 인사는 “오 시장은 조급해 보인다. 좋아 보이는 것은 다 하려고 한다. 이 많은 사업을 어떻게 다 해내려는지 모르겠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시내버스와 청계천, 두 개만 잘해서 청와대에 갔다”고 했다.
오 시장의 사업과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가 용산 또는 청와대에 가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서울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바라서다. 좋아 보이는 것을 다 하는 식으로는 안 될 것이다.
강신 전국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하나 올렸다. 오른 주먹을 들어 올린 오 시장의 웃는 얼굴 아래 ‘대통령’이라는 세 글자가 크고 선명하게 쓰여 있었다. 게시물을 누르니 영상이 나왔다. 영상에서 오 시장은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오 시장의 인스타그램에 우연히, 아무런 계산 없이 등장했을 확률은 0%에 가깝다. 서울시청에는 오 시장의 소셜미디어(SNS)를 관리하는 전담 조직이 있다. 오 시장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모든 영상과 사진과 글은 오 시장 본인과 전담팀의 확인을 거친다. 대통령 게시물 역시 어떤 식으로든 의도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오 시장은 그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과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각각 50대50이라고 밝혀 왔다. 최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는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본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언행, 추진 중인 사업, 연일 야권을 때리는 페이스북 메시지, 이번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면 오 시장은 대권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정치인이 대권을 욕망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 시장이 대권 도전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 것도 이해한다. 출사표를 던지기에는 너무 이르다.
오 시장의 대권 도전을 지지하는 건 아니다. 지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공식적으로 오 시장에 대한 나의 입장은 중립적이다. 그러므로 정치인 오세훈의 대권 욕망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서울시장 오세훈의 대권 욕망에는 관심이 많다. 대권을 꿈꾸는 시장에게는 업적이 필요하다. 그것은 서울시민의 삶과 서울의 풍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 시장은 많은 일을 벌였다. 60억원을 투입한 ‘메타버스 서울’은 실패했다. 본인도 인정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서비스인 ‘기후동행카드’는 꽤 성공적이지만, 아직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지 못해 완벽하지 않다.
‘장기전세주택 시즌2’는 그럴듯한 저출산 대책이다. 출산을 고민하는 부부에게 상당한 동인이 될 것 같다.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논란을 자초한 것은 아쉽다. 동기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그 일방적 발표, 결여된 미감에는 공감할 수 없다.
이것 말고도 안심소득, 서울링, 수상호텔, 공중정원 등 오세훈표 사업을 다 쓰기엔 지면이 모자랄 지경이다. 한 서울시 인사는 “오 시장은 조급해 보인다. 좋아 보이는 것은 다 하려고 한다. 이 많은 사업을 어떻게 다 해내려는지 모르겠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시내버스와 청계천, 두 개만 잘해서 청와대에 갔다”고 했다.
오 시장의 사업과 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가 용산 또는 청와대에 가기를 바라서가 아니다. 서울이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바라서다. 좋아 보이는 것을 다 하는 식으로는 안 될 것이다.
강신 전국부 기자
강신 전국부 기자
2024-07-04 3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