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자제령에… 금융사 ‘배당 딜레마’

당국 자제령에… 금융사 ‘배당 딜레마’

윤연정 기자
입력 2020-12-14 00:51
수정 2020-12-1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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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블로그]
금감원, 코로나용 충당금 확보 권고
“연말 배당 줄였다간 주가 떨어질라”
올 순이익 높았던 지주사들은 난색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이유로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배당 딜레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와 회의를 열어 일시적으로 금융지주 배당을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가 지난해보다 배당을 줄여 충당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은 높은 순이익으로 주주들의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배당을 자제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방침에는 공감하지만, 올해 경영실적이 생각보다 좋았기 때문에 이익잉여금이 주주들한테 가는 게 맞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지난 3분기까지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 9502억원, 2조 87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 3.6%씩 증가했습니다. 하나금융(2조 1061억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고, 우리금융(1조 1404억원)만 지난해보다 줄었습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배당을 늘리는 데 큰 문제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지난 11일 기준 신한지주(-20.85%), 우리금융지주(-9.25%), 하나금융지주(-2.3%), KB금융(-1.88%)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주가는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배당을 줄이게 되면 연말 배당 시즌에 주가 하락이 일어나 주주들을 잡아둘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대부분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연말에 결산해 1년에 한 차례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하나금융은 7월 배당까지 1년에 두 차례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지난 7월 하나금융지주는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에도 올해 중간배당을 한 바 있어 이번에도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연말에는 금융지주사들이 금융당국 권고 조치에 따라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배당이 이뤄질지 이목이 쏠립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2020-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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