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단독] ‘페리카나 매출 4배’ 비비큐… 창업비용은 7배 ‘배보다 배꼽’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7-07-09 22:22
업데이트 2017-07-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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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지는 ‘乙의 눈물’… 겉과 속이 다른 프랜차이즈 창업

자영업자나 은퇴자 등 이른바 ‘을(乙)의 보루’로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창업이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 매출액에 비례해 창업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매출 불만 등에 따른 계약 해지 사례도 적지 않다. ‘을의 눈물’을 없애려면 가맹본부가 운영비용과 월수익 등의 정보를 창업 희망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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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면서 ‘재기의 사다리’와 ‘갑을 관계의 희생양’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사진은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이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MP그룹 본사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면서 ‘재기의 사다리’와 ‘갑을 관계의 희생양’이라는 상반된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사진은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이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MP그룹 본사 모습.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러한 사실은 서울신문이 9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통해 주요 7개 외식업종(한식, 치킨, 커피, 분식,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피자)의 가맹점 수 상위 1~3위 업체, 총 21곳의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이 높을수록 창업비용 부담도 늘어났다. 롯데리아는 가맹점 평균 매출액이 7억 2910만원으로 21곳 중 1위였는데 가입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창업비용 역시 4억 5693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 2위인 파리바게뜨(6억 3872만원)도 창업비용(2억 7355만원)이 두 번째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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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창업비용 대비 예상 매출이 높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면 페리카나는 가맹점 평균 매출이 치킨업계 1위 비비큐의 4분의1 수준인 1억 651만원이지만 창업비용이 3000만원으로 비비큐의 7분의1에 불과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25개의 가맹점을 모집했다.

점포 수가 많더라도 계약 해지율이 높은 브랜드도 있다. 한때 점포 수가 1000개를 넘었던 커피전문점 카페베네는 지난해 140개 가맹점과 계약이 중도 해지됐다. 가맹본부가 무리하게 경영을 확장하면서 가맹점에 제대로 본사 물품을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딸(99건)과 본죽(92건) 등도 계약 해지 건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이에 대해 본아이에프 관계자는 “정보공개서에 표기된 92개 매장은 본죽이 ‘본죽&비빔밤카페’로 상호 변경을 하면서 계약 해지 처리된 것으로 실제로 영업을 종료한 매장은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들이 가맹점 모집 때 허위·과장 정보를 기재하거나 불리한 계약 내용을 숨기는 관행이 있다고 보고 이달 중 실태 조사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전체 가맹점 수는 21만 7823개이며 이 중 외식업종이 48.7%인 10만 6003개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필수구입물품 거래처가 특수관계인인지 여부, 지난 1년간 평균 공급가, 광고판촉비용 분담 비율 등 창업에 참고가 되는 정보를 정보공개서에 추가로 담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7-07-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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