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반드시” vs “쉽지 않을것”…제4이통 엇갈린 전망

“이번엔 반드시” vs “쉽지 않을것”…제4이통 엇갈린 전망

입력 2015-06-25 11:35
업데이트 2015-06-25 11:3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미래부, 진입장벽 낮춘 ‘허가기본계획’ 확정에 반응 제각각

정부가 25일 진입장벽을 낮춘 제4이동통신 사업의 허가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한 가운데 제4이동통신 후보로 도전장을 낸 업체들과 기존 이동통신 3사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제4이동통신 참여 의사를 내비친 업체들은 이번에는 반드시 관문을 통과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반면 기존 이동통신 업계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에 달한 상황에서 제4이통이 출범한들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달 초 사업설명회를 열어 초기 자본금 최대 1조2천억원에 2만원대의 음성, 문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우리텔레콤의 장윤식 대표는 “기존 이동통신사와는 차별화된 색다른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력과 자금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기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중소기업에서 최대 4천억, 외국자본 최대 4천억, 대주주 부담금 최대 4천억 등 1조2천억원의 초기 자본금이면 제4이통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새로운 사업자는 고속도로로 비유하자면 기존 도로를 활용하면서 정체구간에만 도로를 깔고, 휴게소나 편의시설을 확충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부가가치를 고객에게 더해 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제4이통이 기존 이동통신 시장의 프레임대로 막대한 자본금을 들여서 기존 업체와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가볍게 해 기존 이통3사와는 다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뒤따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현재까지 제4이동통신 참여를 준비 중인 업체는 전국 소상공인이 주축이 돼 최근 결성한 우리텔레콤을 비롯해 2010∼2014년 6차례 제4이동통신 사업자 신청서를 냈다가 고배를 마신 KMI(한국모바일인터넷), 2차례 신청했다 탈락한 IST(인터넷스페이스타임), 박성도 전 현대모비스 부사장이 이끄는 퀀텀모바일 등 4∼5개 중소 업체로 추산된다.

대기업으로는 케이블TV나 통신 계열사를 보유해 제4이통 사업자로 가세할 경우 결합상품 등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CJ, 태광그룹, 현대백화점 등이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이들은 아직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일부 업체는 내부에 제4이동통신 전담팀을 꾸리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네트워크 구축과 사업망 조성에만 최소 3조∼4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통신사업의 특성상 선뜻 사업에 뛰어들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KMI의 제4이통 도전에 깊숙이 관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이번에는 제4이통을 출범시키겠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해보이긴 하지만 허가 기준이 과거보다 완화됐다고 보긴 힘들다”며 “제4이통에 참여하려는 업체는 과거 KMI가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정부 기준에 객관적으로 부합하는지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라 최소 5년 동안은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탄탄한 재무구조가 뒷받침된 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정부로서는 허가를 내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운 업체 출현 시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제4이통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 기존 이동통신 업계는 이번에도 제4이통 출범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산업은 망 구축하는 데에만 2조∼3조원이 들고 매년 유지 비용도 2조원이 든다. 더군다나 시장이 포화돼 수익성을 내기도 쉽지 않다”며 “지금 상황에서 제4 이통이 출범한들 살아남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제4이통 사업자가 출범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쟁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 고착화를 깨고 서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한 만큼 재정적 능력이 있고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제4이통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통신시장이 경쟁적이어야 하는데, 아직 강력한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존재하므로 지배력을 완화하고 남용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국내 이통시장이 포화 상태로 데이터 요금제 등 요금 경쟁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제4이통 선정은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미래성장동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알뜰폰 업계는 제4이통 출범에 장단점 양면이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4이통 출범 시 기존 3사가 경쟁할 때보다 망 도매대가 등이 더 저렴해질 가능성이 있으나 제4이통이 기존 3사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며 고객몰이에 나설 경우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만 훼손되는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