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허허벌판 건설현장 섰던 남덕우 前총리…”

“주말마다 허허벌판 건설현장 섰던 남덕우 前총리…”

입력 2013-05-19 00:00
업데이트 2013-05-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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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빈소에 각계 인사 조문 이어져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 경제개발을 이끈 남덕우 전 국무총리가 18일 타계하자 각계 인사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는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경제계 원로로 굵직한 업적을 남기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은 “고인은 오일쇼크와 만성적 인플레이션 등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렵던 시기를 극복한 경제 발전 모델의 입안자였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고인께서는 장관과 부총리 시절 국제 수지가 나쁜 상황에서 국내 경기를 살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 공급 정책을 강조하셨다. 주말마다 허허벌판이었던 잠실 건설현장에 나가시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고인은 우리 개발 경제의 반석을 다진 주역”이라며 “평생을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오셨다. 끊임없이 자기 관리와 공부를 멈추지 않아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선진화포럼과 한일협력위원회 등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다. 연세가 있어도 마음을 젊게 가지고 앞날을 바라보며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전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고인이 장관 시절 초임 사무관으로 재무부에서 일했던 기억을 풀어놨다. 그는 “학구적인 자세로 합리적인 정책을 펴고, 관련 부처와 기관, 국제사회를 설득하며 정책을 적용하는 리더십이 있었다. 과거와는 다른 장관이었다”고 말했다.

빈소 곳곳에서는 백발의 각계 원로들이 삼삼오오 모여 경제개발 시기 고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추억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고인을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기억했다. 생전 말이 없고 중후한 성품이었지만 목표로 정한 것은 반드시 해냈다는 것이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 “마흔다섯에 검은 안경을 쓴 청년의 모습으로 재무부 장관이 됐던 고인이 기억난다”며 “경제개발 정책을 펼 때 일주일에 서너 번씩 밤을 새우며 일을 하고 국무회의에 가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고 회상했다.

이 전 장관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항상 찾아뵙던 스승 같은 분이다. 최근까지도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관해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등 걱정과 관심을 아끼지 않으셨다”면서 “우리 사회의 훌륭한 지도자, 거목을 잃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덕중 전 교육부장관, 고병우 전 건설부장관 등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박승 전 총재,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의 타계를 안타까워 했다.

빈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정홍원 국무총리,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가 빼곡히 놓였다.

장례는 한덕수 무협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22일 영결식이 거행된 뒤 고인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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