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 “임차인 구해 재운영 하겠다” 통보
’폐업 1호’로 기록된 알뜰주유소가 매각에도 실패, 사실상 영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22일 주유소업계 등에 따르면 9월 말 자금난으로 문을 닫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형제주유소가 매물로 나온 지 석달이 되도록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
주유소 업주는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자 임차인을 구해 경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한국석유공사측에 전했으나 ‘대리 운영’이 실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 업주는 주유소를 담보로 농협 등 시중 은행에서 40억원을 빌렸으나 아직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치 않을 경우 채권단이 주유소를 넘겨받아 매각 작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최근 주유소 매매가 크게 줄었다”며 “형제주유소 매각 실패도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알뜰주유소가 정부에서 애초 홍보한 것과 달리 시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을 매각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석유공사에서 공급받는 석유제품 가격이 그다지 싸지 않은데다 적립·할인카드 혜택도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브랜드 주유소와의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다.
석유공사가 중국 페트로차이나로부터 중국산 석유제품을 직수입하고 전자상거래 물량을 확대하는 등 여러 조치를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형제주유소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알뜰주유소 확대 방안에 몰두하던 정부도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당장 형제주유소에 투입된 1천여만원의 지원금 회수가 불투명하게 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끝내 실패하면 최후 수단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지원금 회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달 21일 현재 알뜰주유소 수는 자영 알뜰 253개·한국도로공사 알뜰 152개·농협 알뜰 394개 등 총 799개로, 정부가 올해 목표한 알뜰주유소 1천개 확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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