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뛰고 물가는 날고…경제부담

원화값 뛰고 물가는 날고…경제부담

입력 2010-11-03 00:00
업데이트 2010-11-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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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에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원화 강세는 달러화 약세와 무역수지 흑자 등 대내외 요인이 의한 것으로,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시행으로 달러가 시중에 풀리면서 원화 절상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의 양날의 칼이지만,우리의 성장 동력인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수출 중소기업들도 환율 불안에 따른 수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도 4%대로 치솟으면서 서민경제를 압박해 환율과 물가,금리 사이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원화 값 장중 한때 1,100원대 진입

 3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3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100원대로 진입했으나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수세와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1,110원 선에서 마감했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온통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결과에 쏠려 있다.

 2일(미국시간) 치러진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양적 완화 규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시 커졌다.

 전문가들은 추가 유동성 공급 조치가 단행되면 달러화 약세,신흥국 통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선물 정미영 팀장은 “양적 완화로 달러 공급이 늘어난데다 신흥국들의 경기상황이 선진국보다 낫기 때문에 달러화가 신흥국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즉 국내로 달러 유입이 늘어나면서 원화 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내 환경도 원화 강세에 우호적이다.10월 무역수지가 69억1천4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10월말 외환보유액도 2천933억5천만달러로 3천억달러에 육박하는 등 국내 풍부한 달러 유동성이 원화 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물가 고공행진…서민경제 압박

 원화 값 상승은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336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환율 불안정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했다는 기업이 전체의 81.2%에 달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환 헤지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수출기업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다만 엔화 등 경쟁국 통화도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에 당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국내 물가마저 뜀박질하면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을 늘리고 있다.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올라 1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특히 채소 등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49.4% 급등해 역대 최고 상승률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환율과 물가,금리로 얽힌 복잡한 방정식을 풀기 위한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물가상승 압력에 대응하려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석이지만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은 “금리와 환율의 관계가 당장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금리 인상은 결국 환율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시적인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대신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방식으로 인플레 압력에 대응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본유출입 규제에 촉각

 정부는 자본유출입 규제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자본유출입 추가 대책과 관련해 “모든 가능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으며 상황에 맞춰 채택할 정책이 있으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답해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를 부활하고 은행의 비예금성 부채에 부과금을 적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주춤해지거나 반등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유동성 공급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은 G20회의때까지는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회의 이후 자본유출입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면 환율 하락세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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