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허정무 ‘계륵’ 이동국 딜레마

[월드컵] 허정무 ‘계륵’ 이동국 딜레마

입력 2010-05-28 00:00
업데이트 2010-05-2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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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쓰려니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니고 버리자니 재능이 아깝고’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보름여 앞두고 이동국(31.전북) 카드의 활용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동국은 28일(한국시간)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의 지도로 비공개 특별훈련을 했다.가벼운 스트레칭과 볼 터치에 이어 간단한 슈팅까지 1시간 정도 진행한 이동국은 그러나 전체 훈련에는 불참한 채 서둘러 훈련장을 떠났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와 평가전 때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3주 진단을 받았던 이동국은 허정무 감독에게는 ‘계륵’ 신세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한 방을 터뜨려 줘야 하는 공격진의 주축임에도 부상 여파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오는 31일 결정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종 엔트리(23명)에 넣을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그러잖아도 이동국을 예비 엔트리 26명에 포함시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 동행시킬 때부터 비판을 감수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확실하게 뛸지도 모를 선수를 굳이 데려가야 하느냐를 둘러싼 ‘이동국 활용’ 효용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위험을 무릅쓰고 애초 예비 명단 30명 중 조원희,강민수(이상 수원),황재원(포항),김치우(FC서울)를 내치면서까지 이동국을 선택했다.

 이동국 카드에 강한 집착을 보였던 허정무 감독은 하지만 오는 2일 오전 7시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최종 명단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졌다.

 이동국을 최종 엔트리에 올렸다가 6월12일 그리스와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은 물론 다음 2,3차전에도 쓰지 못한다면 지금의 비판 수위를 넘는 거센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최종 명단에서 제외하자니 전지훈련지까지 데려온 게 너무 아까울 수밖에 없다.

 허정무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동국을 최종 엔트리에 올렸다가 여의치 않으면 부상을 이유로 예비 명단에 든 다른 선수와 맞바꾸는 방법이다.반면 23명 명단에 넣지 않는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이동국을 다시 부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이동국은 여전히 재활 훈련 중이고 사흘(31일) 앞으로 엔트리 확정 전까지 최상의 몸 상태로 끌어올릴지 미지수다.

 대표팀은 의무팀과 피지컬트레이너를 이동국에 특별히 배당해 재활을 돕고 있지만 서른을 넘은 나이 탓에 젊은 선수들만큼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욱이 이동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십자인대 파열 탓에 막판 대표로 발탁되지 못했던 아픈 사연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도 서서히 이동국 차출 여부를 둘러싼 결단을 준비하고 있다.이동국의 동정론에 편승했다가 오히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목표에 걸림돌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다.

 허 감독은 이동국의 거취에 초미의 관심사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이동국이 뛸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대표팀에 정말 필요한 선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그의 회복 상태와 기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이어 “빨리 회복되는 단계지만 훈련과 러닝 때는 못 느껴도 경기할 때는 순간적으로 힘을 써야 하고 스피드 변화를 주면 이상이 올 수 있다”면서 “의료진도 신경을 쓰고 있고 상태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팀 전체가 어느 한 선수에게 몰리는 것은 아니다”며 이동국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거기에 미련을 둔다면 팀이 안된다”며 결단을 암시했다.

 ‘비운’의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이동국이 기사회생하며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출전 꿈을 이룰지 아니면 최종 엔트리 탈락으로 월드컵 악연을 재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이슈트프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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